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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시간
파비오 볼로 지음, 윤병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내가 원하는
시간
파비오 볼로 | 소담출판사 |
P.392
1.
어쩐 일인지 올해는 올초부터
바쁘다는 핑계로 책장을 펼쳐보이지 못했다. 소담이 아니였다면 아직도 독서시간을 가질 틈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바쁜 일상이 숨 고르듯 소담이
선물해준 첫 도서는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이었다.
사실, 첫 장을 열었을 때
소제목이 나뉘어져 있어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책인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져있고 어느센가 주인공의 환경에 흡입되어
몰입됬었다.
2.
주인공인 로렌초의 어린시절로
말하자면 13살이라는 어린나이에 학업을 중단하고 가족이 운영하는 바에서 일손을 돕는다. 남들보다 너무나도 가난했고 날마다 빚때문에 남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부모님의 일손을 돕기 위함이었다. 그의 어린시절은 이렇게 '희생'이라는 단어가 지배하게 되는데 이것이 훗날 로렌초의 성격과
환경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심리학에서 보면, '착한아이 컴플렉스'라는 것이 있는데 아이가 빨리 커버려 이미 성인이 되는 것이다. 부모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그 나이데에 할 수 있는 요구와 어리광을 포기해 버리는 현상으로 욕구의 억제로 성인이 되었을 때 착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이것은 그가 첫 사랑을 포기해버리는 데에서 오류를 확장해버린다. 부모가 반대하는 교제에 그렇듯한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부모를 위협하는 상황이 닥치자 '착한아이 컴플렉스'가 발동한 것이다. 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첫사랑의 그녀에게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무시'해 버리는 태도는 어른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의 방어기제가 발생하여 사랑을 받는 법과 주는 법에 대한 방법을
막아버렸다.
하지만 로렌초는 옆집으로 이사
온 로베르토를 만나게 되면서 점차 변하게 된다. 그 전에는 책이란 것과 그밖의 문화에 무지했던 그가 그를 통해 신세계를 접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문학소스는 로렌초의 상상력을 향상시켜주는데 큰 도움이 된다. 훗날 광고업계에서 일을하고 있는 엔리코는 로렌초의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고
스카우트하게 되면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의 울타리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로렌초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학력과 배경에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펼치게 된다. 그리고 여러 상을 받게 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되고 지금의 회사보다 더 큰 광고업계에서 러브콜을 받게된다. 그가
성장하면 할 수록, 돈을 더 많이 벌면 벌수록 아버지와의 관계는 더욱 더 악화되어간다.
어느날, 친구 리콜라에게서
사랑했던 과거의 여자가 곧 결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되고 동시에 아버지의 몸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관계를 되돌릴 수 있었던
순간들은 분명히 있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악화된다는 것을 로렌초는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더이상 다가가지 않았다. 사랑했던 그녀에게도 그러했다.
그녀가 다가오려고 하면 그는 겁부터 났다 그래서 오히려 피하고 마음을 주지 못했다. 그녀가 떠나게 만든 것은 로렌초 본인의 마음가짐이 문제였지만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고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3.
나도 항상 선택이란 길로에서
고민을 할 때가 많다. 무서워서 피할 때도 있었고 그것이 참인데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후회가 남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시간>은 곧 나의 선택에서 오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 책을 빠져들면서 읽었던 것이 로렌초가 독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생각 그리고 느낌이 나와 너무나도 닮아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나도 한때는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때마침 접하게 된 책으로부터 해결책을 얻고 행동으로 옮겼던 경험이 있다. 책은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준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로렌초가 광고쪽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독서습관이 큰 밑바탕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책장을 덮으면서 일생을
부양이라는 명목하에 일터에서 고생하신 내 아버지가 떠오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어느 자식이나 그렇듯이 부모의 소중함은 가슴으론 이해하지만 실상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로렌초처럼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이 오기 전에 더 많이 표현하고 더 많이 다가가야함을 느꼈다. 올해는 내 가족과
나의 일을 돌아보고 실천하는 <내가 원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겠다.
독서가 행동으로 탈바꿈해야 할 시기였고
용기로 드러나야 할 떄라는 생각이 들었다_P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