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가트너 (애나 일러스트 리커버)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서평단 책 리뷰🤍(협찬, 도서제공)

[ 바움가트너 ]

🩵 저자 - 폴 오스터(장편소설)
🩵 옮김 - 정영목
🩵 출판 - 열린책들

✍️ 아침부터 조금씩 어긋나는 날들이 있다.
별일 아닌 것들에서 리듬이 틀어지고, 그 사소한 어긋남이
이상하게도 하루 전체를 끌고 가는 날.
‘바움가트너’를 읽는 동안 나는 계속 그런 날에 머물러 있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삶은 늘 제시간에 맞춰 오지 않고,
기억은 생각보다 쉽게 빠져나가며, 사랑은 사라진 뒤에도
끝내 과거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책에서는 조용히 되풀이한다.

📖 삶은 위험해요. 언제라도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완전히 살아 있는 게 아니죠.

✍️ 이 문장은 바움가트너라는 인물이 아니라, 남겨진
사람에게 전하는 말처럼 들렸다. 삶을 통제하지 않겠다는 태도,
그리고 그 태도 때문에 감당해야 했던 상실까지도 끌어안으려는
고집은 비극적이지 않는다. 대신 ‘그럼에도 살아간다’는 문장을
아주 느리게 반복한다. 그래서 더 아프고, 그래서 더 진실하다.

📖 사람들은 죽어요. 젊어서 죽고, 늙어서 죽고,
쉰여덟에 죽죠. 다만 나는 애나가 그리워요. 그게 전부예요.

✍️ 애도를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후회도, 가책도 아닌 그리움만 남은 상태. 애도는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일상 속에 스며드는 결핍이라는 걸 이 문장은
정확히 짚는다. 누군가를 잃고도 계속 살아야 하는 사람의 언어는
이렇게 담백할 수 있구나 싶었다.

📖 그것은 그저 다리 없고 팔 없는 몸통에 붙여 놓은
인공적 팔다리가 이제 너무 익숙해져서… 그게 거기
있다는 걸 거의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일 뿐이다.

✍️ 살아간다는 건, 완전해지는 게 아니라 익숙해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실 이후의 삶은 회복이 아니라
적응에 가깝다. 바움가트너는 여전히 느끼고, 여전히 사랑하고,
여전히 살아간다. 다만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이 문단을 읽으며 ‘괜찮아진 척’과 ‘괜찮아짐’의 차이를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 ‘바움가트너’는 거창한 슬픔을 기대하면 빗나가는
소설이다. 대신 사소한 하루, 반복되는 기억, 말로 다 설명
되지 않는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폴 오스터는 여전히
삶과 죽음, 기억과 언어 사이를 걷는다. 이번에는 훨씬 작은
목소리로, 그러나 더 깊게 이야기하고 있다. 읽고 나면 무엇이
남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분명 먹먹한 감각은 오래 가슴에
남는다. 그게 이 소설의 힘이다.

👍 상실 이후의 삶을 극복이 아니라 지속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
👍 큰 사건보다 일상의 결을 따라가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 애도, 기억, 사랑 같은 단어를 가볍게 다루지 않는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이 서평은 열린책들(@openbooks21 )출판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읽는 동안 여러 번 멈춰 섰다.
그리고 그 멈춤이 이 책을 읽은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얼마전에 고양이별로 떠난 르누가 생각이 났다.😽)

#바움가트너 #폴오스터 #열린책들 #애도 #사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