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하나의 정체성으로만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 P440
악의 문제는 악이 실제 삶 속에서는 반드시 추악하지 않다는 데 있다. - P443
우리 뇌 속의 어떤 뉴런들은 서로 말도 섞지 않는다. - P447
성경과 쿠란, 베다를 쓴 것도 우리 인간의 손가락이고, 이들 이야기에 힘을 부여한 것도 우리의 정신이다. 모두가 아름다운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아름다움도 철저히 보는 사람 눈에만 그렇게 보인다. 예루살렘, 메카, 바라나시와 부다가야(둘 다 인도의 힌두교성지 - 옮긴이)는 성스러운 장소이지만, 그 역시 인간이 그곳에 갔을때 경험하는 느낌 때문이다. 우주도 그 자체로는 의미 없는 원자들의 뒤죽박죽일 뿐이다. 아무것도 아름답거나 성스럽거나 섹시하지않다. 하지만 인간의 느낌이 그렇게 만든다. 빨간 사과를 먹음직스럽게 만드는 것도, 똥 덩이를 역겹게 만드는 것도 오로지 인간의 느낌이다. 인간의 느낌을 제거하면 남는 것은 분자 다발뿐이다. - P450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내디뎌야 할 결정적인 걸음은, ‘자아‘야말로 우리 정신의 복잡한 메커니즘이 끊임없이 지어내고 업데이트하고 재작성하는 허구적 이야기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중략), 내 안의 선전 기계는 내가 소중히 여기는 기억들과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트라우마들로 나만의 신화를 구축한다. 하지만 이 역시 진실과는 닮은 것이 없을 때가 많다. - P455
특히 다음 네 단어를 조심해야 한다. 희생, 영원, 순수, 구원. 이 중 어떤 단어라도 듣게 되면 경보음을 울려야 한다. "그들의 희생이 영원한 우리 민족의순수함을 구원할 것"이라는 말을 지도자가 상습적으로 해대는 나라에 살고 있다면 각오해야 한다. 정신을 온전히 보존하려면 그런 지도자의 주문은 늘 현실의 용어로 바꿔 이해해야 한다. 즉, "병사는 고뇌 속에서 울고, 여성은 얻어맞고 야만적인 취급을 당하며, 아이는 두려움 속에 떨게 될 것" 이라는 뜻으로 말이다. - P466
우주와 삶의 의미,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진실을 알고 싶은가. 가장 좋은 출발점은 먼저 고통을 관찰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탐구하는것이다. 답은 결코 이야기가 아니다. - P466
고통은 외부 세계의 객관적 조건이 아니다. 나 자신의 정신이 일으키는 정신적 반응이다. 이것을 깨닫는 것이 더한 고통의 발생을 그치는 첫걸음이다. - P473
알고리즘이 우리를 위한다며 우리의 정신을 결정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우리의 정신을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P480
자기 관찰은 결코 쉬운 적이 없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역사가 진행됨에 따라 인류는 자신에 관한 점점 더 복합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왔고, 그 때문에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 알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 P480
기술이 개선되면서 두 가지 일이 일어났다. 첫째, 돌칼이 점차 핵미사일로 진화함에 따라 사회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은 더욱 위험해졌다. 둘째, 동굴 벽화가 점차 티브이 방송으로 진화함에 따라 사람들을 속이기는 더 쉬워졌다. 가까운 미래에 알고리즘은 이 과정이 완결에 이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관한 실체를 관찰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질 수 있다. 장차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 자신에 관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알고리즘일 것이다. 앞으로 수 년 혹은 수십 년 동안에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다. 우리가 노력을 기울인다면 아직은 우리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탐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회를 활용하고 싶다면 지금 실행하는것이 좋을 것이다. - P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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