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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의 계절
연소민 지음 / 모요사 / 2023년 3월
평점 :
주인공 정민은 방송작가 입니다. 2년마다 이사를 다니는 직장인 입니다.
집이 깔끔하면 가격이 비싸고, 가격대가 그럭저럭 맞으면 출퇴근이 힘들 정도로 외곽에 있는 집입니다.
그렇다가 층수는 낮지만 지대가 높아 저 멀리 동네를 둘러싼 산등성이 까지 보이는 집을 택하게 됩니다.
마을 이름은 밤가시마을입니다. 이곳은 가을이 되면 밤송이가 풍성하게 열려서 길이 이쁘다고 해서 지어진 마을입니다.
정민이는 처음으로 자신이 사는 집을 좋아하게 되어서 인생이 잘 풀릴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작 중인 지상파 다큐멘터리에서 일방적인 계약 통지를 받고 백수 상태가 됩니다.
반년 가까이 은둔생활을 하다가 우연찮은 계기로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커피숍을 들어가게 됩니다.
커피숍인줄 알고 들어간 곳이 공방이었습니다. 공방이름은 소요라는 가게 입니다.(소요는 흙을 빚어 가마에서 구워 낸다는 아주 직관적인 이름입니다.)
소요의 주인인 조희의 권유로 공방에 나와서 커피잔을 만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흙으로 만든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웃고 울고 하는 그런 이야기 입니다.
사람은 실수 없이 다 잘하고 싶어하지만 이 공방은 울퉁불퉁한 도자기일지라도 이걸 만든 사람의 세상이 그러하다고 받아들이는 부분에서 감동이었습니다.
1250도의 높은 온도를 견뎌내면서 탄생한 나만의 그릇에 어떤 음식을 담을지도 고민하게 합니다.
주인공 정민에게는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공간이 도자기공방 입니다. 흙을 통해서 인내심도 배우고 주위사람들에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초등학생 아이의 부탁으로 고양이 호야까지 맡게 되고 그렇다고 정이 들어서 직접 키우게 됩니다.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을 이용하여 서로서로 힘이 되는 존재가 됩니다. 피 한방울 섞이지는 않았지만 가족같은 관계가 됩니다.
아무것도 아닌 흙에서 새생명을 불어넣듯 작품이 완성됨에 따라 누군든지 어디서든 쓰임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은내내 엄마미소 혹은 아빠 미소를 짓게 됩니다. 주인공 정민이가 점점 달라지는 모습에 책을 읽는 나도 마음이 점점 따듯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