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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헤르만 헤세 시 필사집 ㅣ 쓰는 기쁨
헤르만 헤세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1월
평점 :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어요.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유영미님이 번역하신
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이 담긴 필사집이에요.
슬픔, 외로움, 아픔, 고민을 모두 덮어 버릴것만 같은 깜깜한 밤을떠올렸어요.
이런 밤이 곧 오길 기다리는 마음에서 이 책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헤르만 헤세의 시 속에는 인생을 살아오며 느낄 수 있는 사소한 감정부터
인생의 의미, 죽음, 젊음 등 일생의 중요한 고민과 슬픔들이 세심하게 담겨있었어요.
하지만 결코 슬픔만 바라보고 기다리지만은 않은 느낌이었죠. 고민과 슬픔 속에 피어난 희망과 생명의 의지.
누구보다 인생을 사랑한 헤르만 헤세는 슬픔 속에서도, 슬픔을 감추는 깜깜한 밤에서도
찾을 수 있는 희망의 빛이 있다는 메세지를 주는 것만 같았어요.
시에 담겨진 배경과 의미를 생각하며 헤르만 헤세의 삶의 주변을 상상해 볼 수 있었어요.
아주 깊은 슬픔과 고통을 표현하는 부분에서 나의 슬픔을 다시 바라 볼 수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찾고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부분에서
저 또한 주변의 행복과 의미를 찾고자했어요.
내 안의 여리고 부드러운 것을
이 세상은 몹시도 경멸했지
그러나 누구도 내 존재는 파괴할 수 없다
나는 자족하고 타협하며
수백 번 가지가 잘려나가더라도
참을성 있게 새로운 잎을 낸다
그 모든 아픔에도 이 미친 세상을
여전히 사랑하기에
가지 잘린 떡갈나무 중_헤르만 헤세
봄, 4월, 젊음을 다룬 시에서는 평범한 일상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되었고
신, 방랑, 서글픔, 전쟁을 다룬 시에서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인생을 살았길래
그 또한 인생에 대한 고민을 이렇게 하게 됐는지 궁금해졌어요.
고백하기 부끄럽지만 제가 시집을 접한 건 손에 손에 꼽을 정도예요.
나의 감성을 일깨우고 싶은 마음에 시집을 구매한 적도 있지만, 어떤 마음으로 읽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문학과는 아주 거리가 먼, 더군다나 시는 더욱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이랍니다.)
이런 저에게 '필사'는 시를 읽는 아주 의미있는 방법이었어요. 눈으로 읽고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도 좋았지만
손으로 직접 따라 써보며 시를 읽는 게 더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쓰는 기쁨인가요? 정말 느낌이 신선했어요. 묘하기도 했고요.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을 물론이거니와 저와 같은 시집이 약간은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께도 추천드려요.
헤르만 헤세의 시를 읽고 필사하며'나의 감성이 아직 살아있구나' 싶었답니다.
시를 감상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책의 뒷부분에는 헤르만 헤세의 간단한 소개가 첨부 돼 있어요.
그의 배경을 알게 된 것은 그의 시의 의미를 더 깊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이겠죠.
헤르만 헤세의 시집과 음악과 함께
센치해지는 밤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