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보림 창작 그림책
윤동주 시, 이성표 그림 / 보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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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가을 물처럼 맑고 시린 영혼을 가진 시인이 이 땅에 태어난지가 꼭 100년이 되었다.

거칠고 신산한 세월을 견딘 시는 다시 살아나  깊은 공명과 환기를 불러 일으킨다.

그림책으로 만나는 '소년'은 맑은 물을,  푸른 하늘을 가슴에 담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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