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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화났어? ㅣ 문지아이들
스티나 비르센 지음, 기영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기숙형 고등학교 생활로 3년을 떨어져 지낸 딸아이와
지낸지 꼬박 3달째이다.
딸아이와 나는 매사에 아주 조심스럽다.
사실 내가 더 조심스럽다.
고등학교 시절 한달에 한번씩 귀가 하는 딸은 손님이었다.
늘 잠이 부족했던 딸아이의 자는 모습만 보다가 학교로 보낸 적도 있을 정도로 딸아이의
컨디션에 딱 맞춰 생활했었다.
그랬던 딸이 대학으로 곧장 갔으면
좋으련만 딸아이는 재수를 결정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끝없는 딸아이 눈치보기가 시작되었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딸아이와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한다.
처음에는 식당에서 사 먹었으나 그것도 잠시,
메뉴 선택의 어려움과 두사람분의 점심값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간단한 도시락을 싸기로 한다.
그리고 그림책 한 권을 읽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딸아이와 소통하고 싶어서.
드디어 오늘 읽은 그림책!
<누가 화났어!>
스티나 비르센 스웨덴 작가이다.
고양이와 곰이 놀며 투닥거리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이다.
샌드위치를 먹는 딸아이에게 읽어줬다.
아주 단순하고 명료한 그림책을 다 읽어주고 딸아이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묻는다.
"누가 화났어?"
곰하고 고양이 중에 누가 더 화났나는 뜻이었다.
"내가 화났어!"
딸아이가 대답한다. 대답은 그렇게 하지만 입언저리에 웃음기가 담겨있다.
아~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어쩜 두번의 고3생활에서 딸아이를 조금은 숨통 트이게 하는 매체를 만난 것 같다.
아니, 딸아이보다 내가 더 위안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수능치를 때까지 몇 권의 그림책을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