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인생은 멀리서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보면 비극이다.)

               - 찰리 채플린 -


이보다 더 이 책을 잘 설명 할 수 있는 문장이 있을까

600페이지에 달하는 장편 소설을 읽는동안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시대 속으로 들어가며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 리뷰하고자 한다.


- 작품 소개 줄거리

1917년 겨울 평안도 깊은 산속. 극한의 추위 속에서 굶주림과 싸우며 짐승을 쫓던 사냥꾼이 호랑이의 공격으로부터 

일본인 장교를 구하게 되는데, 이 만남으로 그들의 삶은 운명처럼 연결되고 반세기에 걸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냥꾼, 군인, 기생, 깡패, 학생, 사업가, 혁명가…… 

파란만장한 인생들이 ‘인연’이라는 끈으로 질기게 얽혀 만나고 헤어지고 재회하며 한반도의 역사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옥희와 정호를 비롯한 작중 여러 인물들은 일제 강점기부터 유신까지

작은 땅을 휘몰아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을 이어간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마치 그들을 곁에서 지켜본 것인양

혹은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은 것인양 세말하게 묘사되어있다.

어쩌면 실존하는 인물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했고

마치 내가 같은 시간 속에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흡입력 있다.



- 책의 강점


첫 째로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표현'에 있다.


작가는 굉장히 섬세한 문체와 비유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스레 그 모습을 상상하게 하거나

부드러운 감각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는 원서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공부를 거쳐냈을 박소현 번역가의 공이 크다.

(번역가에게 찬사를 보낸다!)


늦은 저녁 전구색 스탠드 등 아래에서 책을 읽고 있노라면

따듯한,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포근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두 번째는 살아 숨쉬는 각 등장인물의 개성이다.


흔히 웰메이드로 평하는 작품들을 살펴보면

흔하지 않은, 개성있는 캐릭터들로 구성된 이야기가 많다.

'작은 땅의 야수들' 또한 완연한 악역, 선역은 없다.

상황이 있고 성향이 있고 그에 따른 판단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독자(나)는 그들의 판단에 아쉽기도 하고

응원하기도 하면서 그들을 지켜보게 된다.


개연성있는 인물들의 서사는 더 없이 매력적이고 사랑스럽다.



세 번째는 작가의 철학이 인물에 담겨있다는 점이다.


등장인물들은 여러 사건을 맞닥뜨리며 깨달음을 얻기도하고 본인의 생각을 굳히기도 한다.

그들이 던지는 화두는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과 사람의 다름에 대해 인지하는 등장인물 '이명보'의 감상

일본의 침략에 대한 일본 장교들의 대화

생각 할 거리가 많은 이 이야기속에서 독자는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는 신파가 없다.


죽음이 있고 이별이 있지만 신파는 없다.

누구나 겪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삶이다.

담백하게 드러낸 꾸밈없는 이야기는 오히려 

작품에 더 몰입 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장치가 된다.


오랜만에 수작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고

생각 할 거리가 많아서 좋았고

담담하게 보여주는 삶의 이야기는

마음에 남아 긴 여운을 남기게 해주었다.


우리가 알고 듣는 역사는 포괄적이다.


[독립 분단 검열 성장]


​개인의 삶은 역사속에 묻히기 마련이고

그 안에는 기쁨도 분노도 사랑도 녹아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했던가

'작은 땅의 야수들'은 가까운 생의 비극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이 책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 본 후기는 컬쳐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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