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역류하여 강이 되다
궈징밍 지음, 김남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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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소년비행' 등

요즘 등장하는 드라마 속 청소년의 비행을 다룬 내용을 보면

이렇게 가혹하고 잔인 할 수가 없다.

극단적이고 자극적일수록

시청자는 더욱 공감하고 마음 아파하겠지만,

이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뉜다.

"저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드라마가 극단적으로 표현 한 것이다."

"현실은 드라마에서 표현한 것 보다 더욱 잔혹하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정의를 내릴 순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내가 겪지 않았다고 해서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작품 속 이야오의 삶은 처절하다.

집을 나가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가족을 버린 아버지.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엄마.

원치않는 임신과 이를 회피하는 남자친구.

그녀를 왕따 시키고 배척하는 학생들.

그녀가 벼랑끝으로 몰리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청소년은 어른이 되기위한 과정이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의 증명을 원시적인 형태로 뽐내곤 한다.

힘으로

재력으로

지성으로

외모로

존재감을 과시 할 수 있는 네 가지는 권력이 되고

이를 갖지 못한 이들은 도태되거나 괴롭힘을 당하기 쉽다.

'강자'가 되는 방법은 '약자'를 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권력을 갖지못한 이들을 괴롭히는 행위를 통해

내가 존재함을 계속해서 증명하는 것이다.

이야오는 그런 이들에게 가장 쉬운 먹잇감이다.

그녀를 보호해줄 '가족'은 없고,

적당히 까탈스러운 성격은 그녀를 배척하는 좋은 이유가 되고,

그녀의 임신 소식은 학생들에겐 맛있는 소문이 된다.

여학생들의 총애를 받는 치밍과의 관계 또한

그녀에겐 독이 되었다.

그렇게 한 송이 꽃이 바스라지고 말았다.

그저 자극적이게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가족의 보살핌 없이 사회에 내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학생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베트남 학생

집단폭행, 왕따, 성매매 강요까지,

현실 또한 만만치않다.

'슬픔이 역류하여 강이 되다'는 단지 '이야오'의 슬픔을 나열한 작품이 아니다.

이별의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이별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는 것 처럼,

이 소설을 읽으며 아파했고 눈물을 흘렸고 공감했다.

그리고 더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통'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의도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오해가 생기고 상처를 입히곤 한다.

성숙하지 못한 젊은 영혼에게 가장 많이 일어나는 문제의 원인이라고도 생각한다.

이를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에 놀랐고

이야기를 보며 한 편의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아프지만 좋았다.

- 본 후기는 컬쳐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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