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감동이 밀려오는 그림책

고릴라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저는 전에 '돼지책' 을 아이와 읽고 작가 앤터니 브라운의 팬이 되었습니다. 이 책 '고릴라'도 역시 작가의 무한한 능력에 감탄하게 하는군요. 우선 그림이 참 예쁩니다. '돼지책'에서는 책의 이곳저곳에 돼지를 숨겨놓아서 웃음을 자아내더니 이 책에서는 고릴라가 여기저기에서 발견되네요. 일에 바쁜 아빠 때문에 동물원에 가서 고릴라를 보는 것이 소원인 주인공 한나는 늘 외롭습니다. 그런 한나에게 아빠는 생일선물로 고릴라 인형을 선물하는데 한나는 인형따위는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인형 고릴라가 밤사이 점점 커지더니 진짜 고릴라로 변신하여서 아빠의 외투와 모자를 쓰고 한나와 함께 동물원에 갑니다. 동물원에 가서 실컷 고릴라 구경도 하고 또 함께 영화도 보러가고 근사하게 식사도 함께 하고 멋지게 춤도 춥니다. 그후 집에 와서 한나는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옆에는 고릴라 인형이 놓여있었죠. 그리고 아빠는 한나에게 생일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함께 동물원에 가자고 제안하지요. 밤사이에 벌어지는 환상적인 에피소드와 다음날 아빠의 바지 뒷주머니에 삐죽 꽂혀있는 바나나를 보면서 고릴라와 아빠가 동일인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도 가질 수 있어요. 감동적인 줄거리와 예쁜 삽화, 군데군데 돋보이는 유머 등 이 책은 정말 강추할만 합니다.

스팟과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메리 크리스마스, 스팟! ㅣ 스팟의 날개책 시리즈 1
에릭 힐 지음 / 프뢰벨(베틀북) / 1997년 8월

스팟책은 통상적으로 유아용 책으로 인식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나도 우리 두돌된 둘째를 위하여 스팟의 날개책을 종종 구입하는데 물론 둘째도 광적으로 좋아하지만 다섯살 먹은 큰아이도 가장 좋아하는 책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이 책을 빼서 들고 온다. 이 책의 장점중 하나는 큼직하고 반듯한 글자체이다. 책을 읽을때마다 한글자씩 짚어주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한글을 익힐 수 있다. 한글을 전혀 모르는 큰 아이는 이 책덕분에 '스팟', '엄마' 등 아주 간단한 단어는 마치 숨은 그림찾기 하듯 이 책에서 찾아낼줄 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신이난 개구장이 스팟은 엄마와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도 썰매에 싣고 와서 예쁘게 장식도 하고 친구들에게 줄 선물도 포장하고, 현관앞에서 크리스마스 노래를 불러주는 친구들도 맞이하고,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다가 머리맡에 빨간 양말을 두고 곤한 잠에 빠진다. 스팟은 산타할아버지에게서 멋진 푸른색 개목걸이를 선물로 받고 기뻐한다. 짧은 책속에 크리스마스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을 간단하지만 유익하게 잘 다루고 있다.

쉬운 영어회화책

영어회화 365 단어로 코쟁이 기죽이기 (스프링)
백선엽 지음 / 넥서스 / 1999년 9월

영어하면 괜히 기가 죽는 제 남편과 함께 공부하기 위해서 뭔가 재미있고 쉬우면서도 읽고나면 뭔가 남는 책이 있을까 고심하다가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한마디로 이 책은 정말 쉽습니다. 그냥 소설책 읽듯이 한줄한줄 부담없이 읽다보면 열문장 중 두세문장 정도는 머리속에 남게 되는 그런 책이지요. 저녁마다 시간을 정해서 서로 물어보고 답하는 식으로 이 책을 읽어나가고 있는데 그런데로 유익한 시간이 되었네요. 특히 이 책의 장점은 스프링 제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책장이 넘어가거나 하지 않아서 더 좋아요. 이 책을 반복해서 몇번 읽고 나면 중학교 영어책에 나온 회화 정도는 술술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사항입니다.

부담없이 읽어요

데니 - 젤라비 에피소드 2
어깨동무 편집부 엮음 / 어깨동무 / 1999년 11월

아이와 함께 할인마트에 갔을 때 사게 되었습니다. 구입할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아이와 마트내에 있는 작은 규모의 책방에 갔다가 아이가 이 책을 손에 쥐고서 절대 놓지 않으려는 기세라서 가격도 저렴하길래 한권 구입하게 되었죠. 책가격도 정말 싸고 책 크기도 성인 남자 손바닥 (손가락을 제외한) 정도밖에 되지 않겠네요. 하지만 젤라비 캐릭터들이 등장하니 색깔이 아이 눈에 확 들어올수 밖에 없네요. 6명의 젤라비 캐릭터들을 각각 주인공으로 하여서 총 6권의 시리즈물로 구성되었습니다. 책의 겉표지는 그냥 단순한 정사각형이 아니라 절반은 캐릭터 모양으로 울퉁불퉁 장식되어 있고 책의 상단에 두꺼운 천으로 고리가 만들어져 있어서 아이가 손목에 넣고 들고 다니기에 좋습니다. 내용도 생각처럼 전혀 유치하지 않고 괜찮고요. 어린 아이에게는 장난감으로 조금 커서 그림책 내용을 이해할 때쯤에는 스토리 감상용으로 괜찮습니다.

대단한 그림책

그림으로 생각 키우기 2
고미 타로 지음 / 창해 / 2002년 7월

다섯살 먹은 우리 큰 아이는 이 책의 열렬한 팬이거든요. 이 책의 전편인 '그림으로 생각 키우기 1'을 너무나 좋아하고 요모조모 활용도 잘해서 이번에 다시 주저없이 2편을 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소개에 고미 타로 25%라고 쓰여있어요. 물론 나머지 75%는 우리 아이가 만든다는 것이지요. 저번에 구입하였던 1편에서는 고미 타로 50%, 우리 아이 50% 였었거든요. 역시 책의 내용이 1편에 비해서 다소 어렵습니다. 1편도 다섯살 먹은 아이가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서 아이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기 보다는 색칠공부 혹은 스케치북 수준이었는데 이번 2편은 적어도 한글을 떼고 자신의 생각도 잘 표현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좋을 것 같아요. 한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요. 허나 우리 다섯살 먹은 꼬맹이는 여전히 이 책 너무나 좋아합니다. 아이가 어리다 보니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다소 마음 아프지만 아이가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색깔로 칠할까 고민도 하고... 들여다보고 있으면 참 예쁩니다. 미술공부를 집에서 시키고 싶으신 분들은 꼭 구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