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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세계 ㅣ 라임 청소년 문학 60
아사히나 아스카 지음, 조윤주 옮김 / 라임 / 2023년 6월
평점 :
라임출판사에서 나온 신간 <학교라는 세계>
보통 나는 책을 받게 되면 그날, 그 자리에서 단숨에 읽는 편인데 이 책은 하필 시기가..
최근 한 초등학교에서 젊은 교사의 안타까운 사건으로 책이 도저히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근데 하필 내가 자랐던 그 동네의 일이라 참 마음이 무거웠다.
소설이라는 것이라해도 참 현실감있는 내용이었다.
일본은 워낙 학교에서 생기는 일들로 여러 콘텐츠들이 있지만,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에피소드들이 많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실제로 있을법 한 일이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내 유년시절의 학교, 운동장, 가사실, 교실 모습들이 오버랩 되면서.
6학년때 나도 비슷한 일이있었다. 정말 난 너무 어렸고, 당시 우리 반을 맡았던 임시 선생님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우리반 아이들 모두가 단체로 선생님을 거부했던 일이 있었다.
우리반은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애착형성이 잘 되었는데, 방학 중 선생님이 사고가 나는 바람에 휠체어를 타야해서 재일 높은 층에 있던 우리 교실까지 계단이동이 불가해 대체교사가 왔었다. 그 교사분은 버티고 버티고 버티다, 3개월도 안 되어 그만 두고, 우리반은 담임이 없는 상태로 두달 정도를 지내게 되었다.
이미 한 학기동안 형성된 우리반의 급훈, 분위기를 그 선생님이 독단적으로 선생님의 뜻에 따라야했던게 싫었던 우리들이 선택한 반항이었는데. 참 어리석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선생님이 많이 떠올랐다.
단체로 수업 거부하기, 남자애들은 선생님말을 듣기만 하고 행동은 다르게 하기. 여자애들은 선생님이 싫어서 일기장에 선생님 싫다, 0가지없다, 보기싫다 이렇게 쓰기..로 선생님을 괴롭혔었다. 난 동조하기 싫었는데 분위기상 가만히만 있어도 같이 행동을 하게 된? 일기장에 선생님 0가지없다.라고 썼던 지난날의 나를 반성한다. 그때는 그냥 애들이 유행어처럼 말만 하면 0가지없다는 말을 썼다. 왜냐면 교과서에 그 말이 나왔기 때문이었는데, 싫은 사람에게 그런 말을 쓰는 건 줄 알았다. 내가 된통 제대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게지. 선생님이 얼마나 속상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과거의 우리 모습과 별 다를게 없었지만 좀 더 지독하고 못됐고 영악했다.
과연 이런 소설책을 해당 연령의 아이들이 좋아할까? 소설이 허구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그래도 요즘 아이들은 똑부러지니 그대로 행하지는 않겠지. 상황이 너무 리얼해서 모방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계속 언급이되면서 문장을 읽는데 좀 정신없었다. 집중하기 좀 어려웠다.
사건 사고들이 가볍게가 아니라 너무 무겁게 읽히고 상상이 되면서 독서가 매끄럽지 못했다.
일본 이름이라 그런걸까, 영미는, 순희는, 이렇게 한국식 이름이었다면 익숙했을까.
책을 읽고 어쩌다 유년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우리 또래의 아이들이,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선생님들, 학교에 있는 모두가 상처받지 않고 굳건한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