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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최근엔 소설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 음. 그건 나 하나 감당하기도 힘든 세상에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여유가 없음. 쯤으로 해둘까. 한때 에쿠니가오리, 요시모토바나나 등 일본작가의 소설에 빠진 적이 있지만 요 몇년 간 읽은 소설책은 손에 꼽을정도다. 그러다 최근 여유가 생기며 잡게 된 것이 기욤뮈소의 책들. 워낙 입소문이 좋아 한번쯤 읽어둬야 할 의무감 같은것에 사로잡히기도! 구해줘를 읽고는, 그 reading speed에 놀라웠다. 무슨 만화책을 보듯, 소설을 읽어간 듯 하다. 그리고 왜 그가 프랑스 최고 베스트셀러작가인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으니. 구해줘 이후 두번째 읽은 기염뮈소의 소설 "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를 인정하고, 보듬어 가는 여정
끔찍했던 과거를 공유하고 있는 마크와 커너, 그들과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백만장자 상속녀 앨리슨, 엄마의 죽음의 트라우마를 벗지 못하는 에비가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다. 시공을 넘나드는 소설의 구성과 그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아직 2권밖에 읽지 못했지만, 그의 소설엔 공통적으로 ’영적존재’가 등장한다. 그래서 현실속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진행되어 판타지스럽고, 작가의 의도대로 이야기는 술술 풀러나간다. 조금 유치한 감이 없진 않지만, 마치 영화를 보듯, 진행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쉽게 빠지게 된다. 특히나 <사랑하기 때문에>는 <독서치료의첫걸음>과 같은 시기에 읽어서 그런지, 주인공들의 상처와 내면을 치유해 가는 과정이 꽤 흥미로웠고, 그들의 삶을 향한 의지와 노력에 삶의 건강함이 묻어남을 느꼈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함께한 마크와 커너는 그들의 불우한 가정사와 환경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꽤 성공한 정신과 의사의 길을 걷는다. 그들 개인이 겪은 끔찍한 경험이 자신들의 미래를 붙들지만 결국 멋지게 그것을 극복해나간다. 앨리슨과 에비 또한 마찬가지. 결국, 이 책은 주인공들 스스로를 용서하고, 상대방을 용서하며 마음의 치유를 얻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기욤뮈소의 소설을 3번째로 구입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이 책은 과연 무슨 이야기일까? 구해줘와 사랑하기 때문에가 같은 선상의 이야기여서 나중에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지 않을까 작은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 그의 다음 소설이 기다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재미와 속도감이다.
그의 판타지 속에 푹 빠져 있을땐, 현실의 무게를 잠깐 내려 놓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상처를 치유하는 주인공들을 바라보며, 작은 위안을 얻기도 하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다.
다음 소설, 당장 펼쳐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