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1부의 네 장(章)에서 가장 핵심이되는 비유를 꼽자면, 둘로 나뉜 마음은 코끼리 위에 기수가 올라탄 모습이고, 기수의 역할은 코끼리의 시중을 드는 데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기수는 우리의 의식적 추론 능력, 즉 우리가 온전히 인식하는 가운데 일어나는 일련의 말과 이미지의 흐름을 가리킨다. 코끼리는 나머지 99퍼센트의 정신 과정을 가리키는 말로서, 이 과정은 우리의 인식 바깥에서 일어나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의 행동 대부분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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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권력자와 공산당은 혁명의 이상을 스스로 짓밟았다. 레닌 같은 인물이 몇십 년 늦게 태어났다면 솔제니친이나 사하로프보다 더한 반체제 투사가 됐을지 모른다. 볼셰비키혁명과 소련의 해체 과정은 이카로스의 신화를 떠오르게 한다. 크레타섬에 미노타우로스를 가둘 미궁을 만든 다이달로스는 아들 이카로스의 등에 밀랍으로 날개를 붙여주면서 적당한 높이로 날아야 바다의 습기와 태양의 열기를 피할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비상의 쾌락에 취한 이카로스는 너무 높이 올랐다가 밀랍이 녹아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다. 밀랍이 태양열을 견디지 못한 것처럼, 볼셰비키의 이상주의는 권력의 쾌락을 이겨내지 못했다. 사회혁명으로 바꿀 수 없는 생물학적 본성이 호모사피엔스에게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미처 몰랐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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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듬어진 화살은 궤적 위에서 방향을 틀지 않는다. 올곧은 여행자는 자신의 여정 중에 길을 바꾸지 않는다. 소마는 잘다듬어진 화살이고 올곧은 여행자다. 누구나 삶의 여정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는 본래 자신의 길을 찾게 되지. 그러니 걱정의 시간도 후회의 시간도 너무 길어질 필요는 없다. 화살이 아니라 화살을 찾아가는 과정이 너를 담대하게 하고, 너를 어른으로 만든다.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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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기기의 경우와 달리 한 인간에 대한 인간의 사랑은 헌신, 위험 감수, 자기희생의 의지를 의미한다. 그것은 불확실하고 지도에도 없는 거칠고 울퉁불퉁한 길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사람과 삶을 공유하고자 하고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은 밝은 행복과 함께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안락과 편의와는 함께할 수 없다. 안락과 편의에 대한 확신은 커녕….… 자신 있는 기대조차 가질 수 없다. 사랑은 당사자에게 능력과 의지를 최대한 발휘할 것을 요구하며, 그렇게 해도 실패할 수 있고 부족함이 드러날 수 있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살균되고, 주름 하나 없이 매끈하고, 고통도 위험도 모르는 전자공학의 산물들은 결코 사랑이 아니다. - P78

우리는 파국을 맞이해야만 파국이 왔다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모양이다(아, 그저 회고로만 그치기를).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면 얘기지만, 실로 섬뜩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생각이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 시도해보지 않는 한 거듭해서 그리고 더욱더 열심히 시도해보지 않는 한 그 생각이 틀렸는지는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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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나치에 부역하고 명령에 복종한 사람들이 답해야 할 질문은 결코 ‘당신은 왜 복종했는가?’ 가 아니라 ‘당신은 어째서 지지했는가?’ 여야만 한다. 이런 질문 용어상의 변경이, 우선적으로 언어적 동물인 인간의 정신에 하찮은 ‘단어들’ 이 발휘하는 이상스럽고도 강력한 영향력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의미론적 부적합성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이 치명적인 ‘복종’ 이라는 단어를 도덕적 사유와 정치적 사유의 어휘에서 제거할 수만 있다면 많은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가령 우리가 이런 문제들을 계속 궁구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어떤 자신감의 척도 나아가 자부심의 척도까지도, 요컨대 이전 시대들에 인간의 존엄성 또는 인간의 영예라고 불렸던 것들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인류 [전체]의 존엄성이나 영예가 아닌, 인간[개인]으로 존재하는 것의 지위에 관한 존엄성이나 영예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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