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국가 - 무능한 국가와 그 희생자들
게리 하우겐 외 지음, 최요한 옮김 / 옐로브릭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빈곤의 역사에 종말을 고하라.

<폭력 국가>(게리 하우겐, 빅터 부트로스 지음, 옐로브릭)을 읽고,

 

‘2달러로 하루를 사는 사람들의 절대 수는 1981259천만 명, 2008247천만 명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지난 수십 년간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물론 비율은 낮아졌다고 하지만 절대적인 숫자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 동안 국제기구들과 NGO들은 개도국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식량 지원, 교육 사업, 보건 의료 지원 등등. 개도국의 빈민들을 구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가난은 전 지구적으로 가장 큰 문제로 남아 있다.

왜 가난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세상은 진보하는데 이 문제에서는 답보상태에 빠져 있는 이유가 뭘까? 더 많은 구호품을 전달하고, 학교를 세우고, 의약품을 지원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선진국의 원조를 늘리고, 예산을 투하하면 빈곤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게리 하우겐과 빅터 부트로스는 이 물음에 대해 아주 통찰력 있는 주장을 이 책 폭력 국가에서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빈곤퇴치운동이 무엇에서 실패하고 있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문제의 핵심을 지적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폭력의 문제이다. 빈곤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드는 일상적인 폭력과 그 폭력을 제지할 수 없는 국가의 무능한 사법시스템이 문제라고 주장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폭력이다. 개도국에는 정의를 실현할 사법 체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힘없고,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수십 억 명의 사람들은 폭력의 희생자가 되어 착취당하며 살아간다. 가난을 양산하는 폭력과 착취가 사라지지 않는 한 빈곤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지은이들은 가난한 자들이 당하는 일상적인 폭력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친다. 가난한 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살해당하고, 강간당하고, 인신매매당하고, 노예노동에 시달리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간다. 법은 약자를 지켜주는 보호막이 아니라 강자의 불법을 가리는 도구일 뿐이다.

지은이들은 개도국의 이해할 수 없는 사법체계의 기원을 더듬어 간다. 그리고 그 끝에 제국주의 식민시대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을 발견해 낸다. 제국주의 국가는 처음부터 국민을 보호할 목적이 아니라 통제하고 억압할 목적으로 형사사법체계를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공권력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애초부터 권력과 가진 자를 보호하는 기능 밖에 없었던 것이다.

국민의 극소수 엘리트만이 아는 외국어를 사용해서 재판을 하기도 하고, 사법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검사나 판사에 의해 재판이 이루어진다. 그나마도 판검사의 숫자가 턱없이 모자라 재판을 받기 위해서는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 재판을 받기도 전에 이미 투옥되어 수년 동안 열악한 감옥에서 재판을 기다린다. 심지어는 서류가 분실되어 기약없이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야 하는 일도 생긴다.

지은이들은 개도국의 형사사법체계를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빈곤을 극복하기 위한 제일과제임을 일깨우고 있다. 가난한 자들을 일상의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이야말로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할 일임을 알게 해 준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가난한 자들이 겪는 끔찍한 현실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그들의 아픔이 너무 커서 읽는 내내 분노가 치밀고 슬픔이 밀려들고 고통스럽다. 오늘도 지옥과 같은 곳에서 처참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지금 이 책을 펼쳐 읽자. 이 책이 희망으로 우리는 안내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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