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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저녁에 클래식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 클래식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시간
아리아나 워소팬 라우흐 지음, 고정아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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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제로 저녁에 클래식을 듣는 사람이다. 보통 직장인은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아침에 일어나서나 출퇴근길에 들을 수는 있지만 클래식을 '제대로' 집중해서 듣기에는 저녁만한 시간이 없다. 그리고 클래식을 듣는 저녁과 듣지 않는 저녁은 완전히 다르다. 클래식을 듣고 잠자리에 들면 정말 보통의 하루가 충만해진다는 게 느껴진달까.

'당신의 저녁에 클래식이 있다면 좋겠습니다'라니. 내가 평소에 느끼는 그 기분을 정확히 담은 제목이라 너무 공감해서 바로 구매했다.

사실 클래식 입문서가 시중에 너무 많고 뻔한데다 이 책도 입문서라고 하기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상당히 재미있었다. 유튜버나 비전문가가 아니라 업계에서 꽤 높은 수준까지 올랐던 연주자가 쓴 내용이라 훨씬 설득력이 있는데, 동시에 그런 권위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농담까지. 요 몇 년동안 제일 재미있게 읽은 클래식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완전 입문자보다는 조금이나마 클래식을 들어보려고 해봤던 독자들에게 더 잘 맞을 것 같고, 영국 블랙코미디라든지 서양식 유머를 즐기는 독자라면 특히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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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저녁에 클래식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 클래식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시간
아리아나 워소팬 라우흐 지음, 고정아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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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서로도 좋지만 두번째 입문서로 더 좋을 듯! 너무 기본적이지 않아 더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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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언어 - 같은 밤을 보낸 사람들에게
고은지 지음, 정혜윤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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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엄마의 편지와 작가의 산문이 번갈아 나온다기에 구성이 참신해서 구매했다. 그래서 엄마의 따스한 편지와 거기서 이어지는 잔잔한 감동을 기대했는데 웬걸, 산문 첫 부분부터 '복수'에 대한 내용이 적나라한 문장으로 튀어나왔다.


"한국엔 전생에 자신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람의 부모로 다시 태어난다는 믿음이 있다. 나는 1988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오코너병원에서 태어남으로써 복수에 성공했다. 억울한 누군가의 환생이었기에 엄마의 몸 한 조각을 도려내며 태어나도 마땅했다. 4.5킬로그램짜리 우량아의 정수리가 엄마의 몸을 찢었고, 어깨가 빠져나올 땐 하마터면 엄마를 죽일 뻔했다."


가족이 다 같이 타고 달리던 차에서 엄마가 뛰어내리지를 않나, 개가 작은 새를 으드득으드득 씹어먹지를 않나. 따뜻한 감동에 대한 나의 기대를 완전히 배신하는 내용이 이어졌다.

그러나 읽어나갈수록 이 배신이 오히려 좋았달까. 엄마의 편지가 주는 단순한 감동을 기대했던 건데, 그것이 돌고 돌아 또다른, 어쩌면 더 처절한 감동을 가져다주었다.

그 감동은 이  책의 부제에 달린 '같은 밤을 보낸 사람들에게'라는 문구처럼 나한테도 있었던 어떤 밤을 상기시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저자의 경우처럼 부모님이 자식을 두고 태평양을 건너가버리고 9년 동안 오지 않았거나, 음식을 억지로 토하고 굶고 하는 것을 반복하거나, 자살 충동에 이르는 일까지는 (다행히) 나에겐 없었지만,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그런 밤은 나에게도 있었다.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던 그런 밤, 얼른 잠이라도 나를 구원해주었으면 싶지만 절대 그렇게 되지 않았던 밤. 그리고 고은지 작가가 "오래전의 수많은 밤들을 생각하며 밤새도록 마음껏 울었"던 것처럼,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밤들을 생각하면서 어린 날의 나를 위로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한국계 미국인의 책이다보니 자연히 전에 읽은 <H마트에서 울다>를 떠올리게 된다. 그 책에 약간의 신파가 있다면 이 책엔 의외로 조금의 신파도 없다. 그러므로 감동의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문장 자체는 저자가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 책이 단연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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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언어 - 같은 밤을 보낸 사람들에게
고은지 지음, 정혜윤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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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편지랑 작가의 에세이를 번갈아 읽는 재미가 있다. 할머니들 이야기가 특히 감동적이고 슬펐다. 작가의 다음 책이 궁금해서 이어서 소설도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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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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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스물한 살쯤이었나, 고민도 많고 시간도 많던 시절(시간이 많아 고민도 많았던 게 아니었을까)의 늦은 밤이었다. 상념들이 떠나지 않아 문득 생각했다. 책이나 읽어볼까.


대충 집어든 게 하루키의 소설이었다. 언제 샀는지, 누가 샀는지, 집에 이 책이 왜 있는지도 모르는 책이었다. 딱히 책을 좋아하지도 않았으니까 '얼추 읽다가 잠들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나는 이렇게 책에 빠져들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빠져들었고, 어느새 남은 책장이 몇십 쪽도 되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창밖을 바라보니 어스름한 새벽이었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사람들이 이래서 책을 읽는구나.'


10년도 한참 지났지만 그날의 밤은 기억에서 흐려지지 않았다. 사람마다 '책 읽는 사람'이 된 날이 있다면 그날이 내게 그런 날이었을 거다. 출판사에서 쓴 이 책의 소개글처럼 정말 모든 독서가에게는 있겠지. 잊을 수 없는 그런 밤이.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은 줄거리나 분위기, 캐릭터 등 모든 것을 떠나서 정말 오랜만에 각별하게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내가 책벌레가 되었던 아름다운 그 순간에 대한 향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책 좀 읽는다는 독서가라면 누구에게나 각별하게 다가오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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