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빈의 조선사 - 왕을 지켜낸 어머니 최숙빈, 그녀를 둘러싼 여섯 남녀의 이야기
이윤우 지음 / 가람기획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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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이 '최숙빈의 조선사'로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숙종-영조까지의 100년간의 왕조의 역사로써 그 중심이 되는 일곱인물에 대한 분석이다. 특히 실록을 시대별, 사건별로 인용해서 그 당시에 역사를 어떻게 기록했는지 그 기록이 어떠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데 상당히 잘되어있다.

 저자는 숙종을 완벽한 왕이라 칭한다. 왕으로써의 업적이 아니라 왕으로 태어나 왕으로 교육을 받고 아무런 위협없이 왕위에 올랐으며 46년이란 장기간 치세를 이어갔으며 또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왕으로 죽어갔기 때문이다. 이성계가 조선을 세운 이후 이런저런 속설로 조선왕조는 직계보다 방계가 성할것이라는 말들처럼 순탄하게 왕위를 물려준 적이 거의 없다. 형제간 숙부간에 왕위를 둘러싼 싸움이 거의 끊이지 않았으며 세자가 폐세자되고 죽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완벽한 왕으로 살다갔다는 것이 더 실감나게 와 닿는다.

 재위기간 동안 조선을 가장 평화롭고 강력한 나라로 만들고 각종 문물을 발달시킨 왕을 꼽으라고 하면 대부분 세종, 성종, 영조, 정조를 꼽을텐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들 모두가 왕으로 태어난 사람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정조는 비록 적통을 이었다고 하나 아버지가 폐세자되어 죽게된 후 효장세자의 아들로 입양되어 세손으로써 왕위를 이었고, 재위기간 내내 노론 벽파와의 갈등 겪었으며 심지어 정조의 죽음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또 숙종부터 아들인 영조대는 100여년을 지속한 장기간 군주시대였기 때문에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신하들은 당쟁으로 나뉘어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왕과 지속적인 갈등을 겪었기 때문에 이 시기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것도 조선의 역사의 이해에 큰 부분을 차지할것이라 생각한다.

'동이'라는 드라마로 숙종과 숙빈최씨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숙빈최씨를 단순히 인현왕후를 모시던 변두리 사람에서 독립적인 인물로 그려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책고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숙빈최씨에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으므로 숙빈최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여러사람들, 이를테면 숙종과 인현왕후, 장희빈 같은 왕실사람들부터 숙종의 파트너였던 김석주와 노론-소론의 당쟁의 정점에서 있었던 송시열 그리고 숙빈 최씨의 아들인 영조를 숙빈최씨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건, 또는 그 시대적배경에서 인물과 사건 위주로 다루고 있다.

 당대의 임금이었던 숙종은 인현왕후와 장희빈사이에서 여색에 홀려 지조없이 수시로 마음을 바꾸며 당쟁에 휘말려 이리저리 이용당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당히 이용하면서 왕권을 이어갔다고 주장하며 그 배후에는 숙종을 임금으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하게 한 산파로써 김석주를 꼽고 있다. 저자는 김석주를 왕의 파트너로 칭한다. 서인이었으나 노론-소론으로 갈리는 당쟁의 시대에 오히려 남인을 이용한 균형있는 정치를 하려했고 그것이 숙종의 치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장희빈과 인현왕후는 사극에서 극적인 성격을 가진 개인적인 인물을 보기보다는 숙종시대의 정치권력에서 자기의 기반을 지지해준 당파의 일원 또는 직접적인 세력으로써의 역할을 하며 한시대를 살다갔고 숙빈 최씨도 그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려 고분군투한 처세술을 가진 사람으로 보고 있다. 거기에 산당의 우두머리로써 예송논쟁으로 노론-소론의 분열을 초래하고 정치권력구도와 사림의 정치적 행보에에 큰 영향을 미친 송시열까지 더한다면 숙종의 시대는 그것으로 충분한 이해를 할수있을 것이다. 그리고 경종사후의  영조의 여러가지 소문에 대한 영조의 입장과 탕평책에 대한 의지 더한다면 숙종-영조의 시대를 큰 흐름에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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