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그 무엇으로도 붙잡을수 없고 저축을 할수도 없다. 사람에 따라 흐르는 시간에 대한 감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시간은 언제나 그대로 그렇게 흘러갈 뿐이다. 항상 시간에 쫒기듯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산업사회의 삶의 관점에서 본다면 페터 빅셀은 시간을 무의미하게 허비하는 듯 생각될정도다. 선술집에서 특별한 이유없이 시간 보내기, 목적지가 딱히 없는 기차여행하기, 누군가 무엇인가를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무작정 기다리기등 시간을 요긴하게 쓰지않고 흘려보낸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 서두였다. 그러나 후반부를 지나 책을 덮고나자 내가 이렇게 시간에 쫒겨 바쁘게 살아가는 목적이 무엇인가 다시금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열심히 일을하고 돈을 모아 은퇴해서 노후에 여유있게 보내겠다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고 무난한 생각이라고 볼때 목적은 여유지만 어느새 목적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현재의 바쁨만이 남아버린 것 같다는 안타까움이든다. 시간에 쫒겨 생활하는 것에 대한 회의는 이미 '모모'를 통해서 알고있는데 그걸 실생활에 적용해서 살아가기란 만만치 않다는걸 느낀다. 나혼자 역행하는 기분이 든다고 할정도로. 저자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기다림을 기다리기. 목적에 얽매이지 않고 삶, 시간 그 자체를 즐기기 정도로 요약을 할수 있을 듯하다. 저자의 특별할 것도 없는 소소한 일상들에서 감사하고 많은 사색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 하는 노력은 저자처럼 70이 넘는 나이가 들면 결국은 거치게될 삶의 한 과정인듯하다. 이 부분은 학창시절에 한창 유행했던 서정윤씨의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라는 시귀와 너무도 닮아있다는 생각을하게됐다. 확정적이고 결과적인 미래보다는 항상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미래가 더 낫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저자는 일기예보의 정확성에 빗대어 말을 했지만 나의 삶이, 나의 미래가 이미 적혀진대로 따라가야만 하는 길이고 다가올 미래에 기대할 희망이 없다면 얼마나 지루하고 따분하겠는가. 결정된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나의 삶의 여정에 지나가게 될 수많은 풍경과 마주치게될 많은 사람들과의 예측되지 않는 관계가 나의 길을 더 풍요롭고 재미있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평일을 보낸 사람이라야 주말이 있다"는 글귀에서처럼 기다림을 고통으로 여기지 않고 삶에 충실하다보면 언젠가는 보답을 받게 될것이며, 나도 제목처럼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다. 머지 않은 미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