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가 되면 새로운 다이어리와 노트를 준비하고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계획을 짜고 올 한해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는 새해준 비를 하곤한다. 새 노트에 이름을 쓰고 다이어리에 1년 기념일과 생일들을 적어나가면서 느끼는 신선한 느낌처럼 처음이란 것은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느끼게 해준다. 마찬가지로 처음 아이를 가졌을때 그 신비로움은 굳이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 작은 손발과 연약한 아이의 몸은 앞으로 있을 무한한 가능성이자 행복의 시작이란 것을 부모로 하여금 생명의 경외감을 일으킬 정도이다. 허나 아이가 자라면서 내 마음처럼 잘 따라주지않고 투정부리고 말썽피우고 속상하게 하는 것을 지나 걱정까지 하게 될 정도면 이건 자식이 아니라 웬수다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처음 아이의 목욕을 시킬때 내 옷이 젖는 것은 신경안쓰고 아이 눈에 물이 튈까, 귀에 물이 들어가지는 않는지, 혹은 물이 너무 뜨겁거나 차지는 않는지, 내가 잘 안고 있는 것인지 별의별 걱정을 다하며 키웠을 것이고, 변을 볼때는 변에 뭐가 섞여나오지 않는지 설사는 아닌지 무척이나 아이에게 신경을 쓰면서 기르게 된다. 그런 처음의 마음은 어디에 가버렸을까? 과연 아이를 사랑하는 내 마음은 변한 것이 없는데.. 그 사랑스럽던 아이의 웃음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여유롭고 행복하던 때를 금방 잊어버린 것일까. 이 책은 그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나 내게 왔을때 세상이 얼마나 축복을 해주었는지 그 사랑스런 아이의 행복을 위해 어떤 것도 감내할수 있었던 그 때의 감정을 되살려주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아직 어린 유아의 머리맡에서 읽어주어도 좋지만 나처럼 아이가 어느새 미운 나이가 되어버렸다고 느끼는 부모들이 읽으면 더 좋을것 같다. 그 때의 그 사랑스런 아이의 모습을 다시 생각한다면 아이에 대한 나의 사랑이 전혀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아이가 나의 행복이며 조건없이 내 사랑을 쏟아부을 대상이란 것을 다시 깨우치게 하니 말이다. 사랑스런 아이가 태어남으로해서 곰들도 덩실덩실 춤을 추고 달님도 무당벌레도 숨을 죽이고 심지어 바람까지 너같이 예쁜 아이는 본적이 없다고 속삭이는 부분에서는 부모라면 누구나 느꼈을 그 감동을 다시 느낄수 있을 것이다. 부모되기는 쉬워도 부모노릇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부모가 되는 법을 따로 학교에서 배운 적도 없으니 서투른 부모와 모든 일에 서투를 수밖에 없는 아이가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 가정을 이루는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스런 아이를 둔 부모는 아이에게 읽어주고, 나처럼 말썽장이 아이를 둔 부모는 스스로 읽어보면 보다 행복한 가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