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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류근 지음 / 해냄 / 2018년 5월
평점 : 
<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
류근 시인의 산문집
역사저널 '그날' 이라는
역사 책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다양한 지식인들이 역사 사건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으로 대화하는 부분들이 나온다
그들 중에 류근 시인도 있었기에
시집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류근' 이라는 이름이 이미 익숙해있었다
그런 저자의 산문집을 시집보다 먼저 읽게 되었다
참!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노래 가사를 류근 시인이 썼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역사 사건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던 모습만 보아온지라
류근 시인이 이렇게 재미있는 분인지는 처음 알게 되었다
해학적이면서도 속에 진지한 숨은 뜻을 지니고 있는
그런 내용들이 많았다
그나저나...
이 책 대부분의 글의 마지막은
'시바.'로 마무리 된다는...하하;
책의 중간 중간 사진들도 몇 장 들어있는데
그 중엔 저자가 직접 종이나 휴지에 끄적인 메모 글들도 있었다
시인들은 이렇게 술 마시다가 순간 순간 메모한 글들을
멋진 '시'로 승화시키기도 하나 보다 ㅎㅎ
책을 읽다보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회상의 글이 꾀나 많이 나오는데
생일에 대한 글이 생일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어주었다
생일이 당사자를 축하해주는 날이기도 하지만
그를 낳아준 어머니의 고생을 생각해보는 날이기도 한다는 걸..
나도 이제서야 자식을 낳아보니
내 자녀의 생일이 그렇게나 특별할 수가 없다
얼마나 아팠고 고생을 했던지..하하;
이래서 애를 낳고나면 철이 드나보다
엄마에게 더 잘해드려야겠다~~
책의 내용은 대체로
삶과 죽음, 외로움, 슬픔 등에 관한 내용들이 많은데
그런 힘듬을 이겨내기 위해
반대로 웃음적 요소들을 많이 집어넣은게 아닌가 싶다
여자 시인과의 통화 내용이 짧은데도
웃음을 안겨주었다 ㅎ
때로는 이렇게 실없는 농담이
살아갈 때 좀 더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나 싶다
이 정도의 가난을 겪어보질 않아서
진정 그 심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저자의 어머니가 얼마나 힘들었을 지..
자식을 먹이지 못하고 굶겨야만 했을 그 어머니의 심정이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되면서 눈물이 나왔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희망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팍팍한 일상을 견디는 그대에게..
여리고 상처받은 그대에게..
목차만 봐서는 그들에게 희망을 줄 것만 같은 에세이인데..
책을 읽고나니 오히려 가슴이 먹먹해졌다 ㅠ.ㅠ
이 부분도 내게 너무나 임펙트 있는 장면이었다.
짧디 짧은 두 문장과 덩그런 사진 한 장...
'내가 죽으면 이런 풍경이 올까.
아무도 오지 않는 장례식장에서 오래오래 술을 마셨다.'
사진을 보니 정말 텅 비어 있는 장례식 탁자들...
마음이 휑하니 찌릿한 아픔까지 스며들어왔다
결혼식과 같은 기쁜 순간보다도
장례식과 같은 슬픈 순간에
더욱 찾아가야 한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 더 알 것만 같다
먼 훗날 나의 부모님의 장례식장에..
그리고 어쩌면 나의 장례식장에..
이렇게 사람들이 아무도 오지 않는다면..
아찔한 생각이 든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더 집중해서
좋은 관계를 맺어가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