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들어왔던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라는 책을 빌려봤다. 솔직히 너무 기대해서 인지 모든 말이 감동적이라던가, 이 책을 보기 너무너무 잘 했다라는 생각이 100% 든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교육자로서의 한 교수의 삶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을 받는 것은 정말 뜻깊은 일이었다. 더군다가,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그의 신념과 올바름 그리고 긍정적인 기운때문에 이 교수가 정말 생사를 오고가는 불치병에 걸린 사람이 과연 맞을까 하는 의문따위는 저 멀리 던져 두었다. 이 분이 얼마나 가족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책임감 있게 해내며, 제자들에게 따끔한 조언을 하는 사람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는 가볍게 읽히는 그러나 교훈은 절대 가볍지 않은 책이다. 검색해 보니 이 분이 2008년 7월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 분의 아내와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책에서 느껴졌던 랜디 교수의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봐서는 그들도 랜디를 추억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이라는 말은 항상 사람을 새롭게 생각하게 만든다. 이제 더 이상 무엇인가를 할 수 없는 상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상태가 마지막이 아닐까. 더군다가 랜디 포시 교수는 자신이 몇 십년 동안 해오던 공부를 그만해야 하는 상황. 자의가 아니라 아직 강의를 더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명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니깐. 내가 만약 내 인생의 마지막이 닥쳤을 때, 내 주변의 누군가에게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혹은 내가 누군가에게 나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해줄만큼 당당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