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이리 을유세계문학전집 104
헤르만 헤세 지음, 권혁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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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이리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여러 번 읽어봤지만 사실 쉬운 느낌은 아니었다. 내 인생책이 된 <데미안>도 어린 시절 읽었을 때는 이해가 어려웠고,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한 몇 년이 지나서야 그 때 그 위태롭던 청춘의 기록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황야의 이리>도 처음 읽었을 때 이해가 쉽지 않았다. 우선 <황야의 이리>가 쓰여진 시대적 배경이나, 주요 독서층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 <황야의 이리>는 1960년대 말 탈권위주의, 반전, 반핵 및 환경운동을 내세우며 미국과 유럽 사회를 뒤흔들었던 이른바 68 학생운동 세대와 히피들에게 많이 읽혔다고 한다. <데미안>과 같이 현대 문명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의 자아분열을 세밀하고 촘촘하게 그렸다. 또한 자아분열이 자신의 안에서만 그치지 않고 세계와 연관성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묘사했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황야의 이리>는 자전적인 느낌이 강한 소설이었다. 그리고 어린 주인공이 아닌 성인의 주인공의 삶을 그렸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다. 성장기가 아닌 완숙기에 접어든 주인공의 다양한 내적 갈등과 심리묘사를 탁월하게 한 것은 헤세의 탁월한 능력이 아니었으면 살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보는 것처럼 어둡고 불안한 요소가 강한 소설이었으나, 그것을 글로서 카타르시스를 해소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보이기도 하여 동시에 여러 감정이 들었다.

 

 헤르만 헤세의 다른 작품도 다시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황야의 이리>에 수록된 헤세의 연보와 해설을 다시 한 번 곱씹으며, 작가와 그가 겪은 세계에 대한 이해가 좀 더 뒷받침된다면 좀 더 용이하고 유용한 소설 감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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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2020-08-11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