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위의 인문학 - 지도 위에 그려진 인류 문명의 유쾌한 탐험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명남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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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의 번역가님에 대한 명성을 익히 들어오던 터에 마침내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닿아 무척 기뻤다. 매끄러운 번역 뿐 아니라 원서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신뢰가 담보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동안 번역한 책들이 무섭게 두껍거나 관심이 덜한 분야이거나 등등의 이유로 늦게서야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인문학으로 분류되어 출판되었지만 이불 속에서 킥킥거리며 읽기에 소설보다 못할 것이 전혀 없는데 번역의 공이 상당하다고 생각된다. 5백 페이지가 넘는 책장이 무협지 넘기듯 넘어간다.


책의 구성은 짤막한 에피소드들의 집합으로 크게 보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도에 관한 이야기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술한 것으로 봐도 좋겠지만 사실은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두서없이 나열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지도를 앞에 두고 수다스러워지는 건 당연하다. 왜 아니겠는가? 한 장의 지도엔 개인의 인생이 담겨있을 수도 있고 지도에서 인류의 역사를 엿볼 수도 있는데. 읽다보면 나도 하나쯤 지도에 관한 에피소드를 털어 놓고 싶어지기도 한다.

영국인이라면 이 책이 좀더 재밌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큰 상관은 없다. 구글맵이 신기방기하거나 호그와트의 비밀지도가 무척 탐이 나거나 아니면 가까운 길을 멀리 인도해주는 네비에 당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씩 가지고 있을테니.


덧1:한국어판 제목이 '지도의 인문학'으로 정해진 건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다.
덧2:책을 열면 처음에 지하철노선처럼 그려진 세계지도를 볼 수 있는데 역명(? 사실은 지명)에 오타가 있어서 웬일인가 싶었는데 책을 덮으며 보니 그 오타도 수정되고 역명도 추가된 아마도 버전 업 된 것 같은 노선도가 있어 더 의아했다. 무슨 의도가 있는 건지?
덧3:오타가 나와서 굳이 지적하자면 책 곳곳에도 교정이 더 필요한 부분이 있다. 대표적으로 261페이지 12번째 줄이나 371페이지 7번째 줄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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