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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대로나 잘 하라고? - 미어캣에게 배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술
존 코터.홀거 래스거버 지음, 유영만 옮김 / 김영사 / 2017년 3월
평점 :
이 책은 ‘존 코터’라는 변화 관리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 시대의 빠른 변화 속에 어떻게 조직을 관리하고 리드해야 하는지에 대해 경영학적 교훈을 주는 책이다.
이 이야기의 전반은 이렇다. 우리가 사는 사회와 그 특징을 미어캣이라는 동물들의 조직과 군집의 특성에 비유하면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과 그것을 받아들이고 실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미어캣은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남부지역에 분포하며, 대부분 개체들은 칼라하리 사막과 나미브 사막 등에서 서식한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날카로운 발톱으로 굴을 파고 그 속에서 무리 생활을 한다. 미어캣의 행동 중 가장 잘 알려진 모습은 보초를 서는 것이다. 실제로 이 책에서 주제의 발단도 미어캣 무리를 천적인 독수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관리, 하지만 그 관리가 위기와 변화 속에서 대처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였다. 존 코터 박사는 자신이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변화 관리에 대한 결과와 사례, 노하우를 이 미어캣들의 이야기에 투영시켜 스토리를 통한 깨달음이라는 방법으로 전달하고 있다.
변화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에 다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새로울 게 없다는 식으로 치부하기 일쑤다. 특히 워낙 많은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나머지 이제 변화와 혁신은 전혀 혁신적으로 들리지 않고 일상의 업무로 들릴 정도로 익숙해진 개념이다. 그런데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난생처음의 변화와 위기에 직면하면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변화관리 일반에 관한 지식’이 아무런 효능을 발휘하지 목하고 속수무책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무리 생활을 하는 미어캣 조직에도 어느 날 들이닥친 독수리와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서식처인 굴이 매몰되면서 위기가 발생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위기 상황을 어떻게 감지하고 대응해 내느냐를 미어캣의 변화 추진 과정에 비추어 흥미롭게 설명한다. 우화에는 논리적 필요성을 강조하는 설명보다 스토리에 숨겨진 교훈에 비추어 지금 우리가 몸담고 있는 조직을 반추해보는 깨달음과 시사점이 담겨 있다.
그럼 존 코터, 이 책의 저자가 몇 가지 미어캣 무리를 통해 들려주고 싶은 교훈을 정리해 본다.
①지나친 관리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성공적으로 조직이 운영되려면 당연히 명령과 통제의 위계가 필요하고 원활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규율과 질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정도와 수준이다. 전통과 기존의 것을 너무 고수하다보면 변화와 위기 앞에서 무리가 따르고 결국에는 조직의 와해를 경험할 수 있다. 더욱이 새로운 제안과 혁신적인 생각 앞에서 “그건 우리가 하는 방식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관행적 조직 운영방식은 주의해야한다.
②여기를 떠나야 저기를 만날 수 있다. 기존의 것을 고수하던 무리를 떠난 미어캣 세 마리는 새로운 미어캣 무리를 만나면서 혁신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어떤 시도와 도전도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실수나 실패도 용인해주고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변화(위기를 넘어서기)를 위해서, 혁신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때로 지금의 자리를 떠나야 할 때가 있다.
③잘 나가는 조직도 한 순간에 쇠락할 수 있다. “같은 짓을 되풀이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착란이다.” 리타 메이브라운(미국의 작가)의 말이다. 아무리 잘 나가는 조직도 문제와 시련을 잘 분석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쇠락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변화는 좋다. 그러나 변화를 통한 문제들을 발견하고 해결하지 않고 쌓아두면 언제가 그 문제가 조직의 암이 된다.
④위기 극복의 핵심, 리더심이 답이다. 체험적 교훈을 기반으로 발휘되는 강력한 리더십은 허무맹랑한 이상주의적 생각이 아니라 실제 온몸으로 터득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이기에 확실한 변화 어젠다임을 조직원들은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보고 조직은 움직이고 변화한다.
추가적으로 변화관리의 6가지 교훈을 제목만 열거해본다. 첫째, 관리만 강조하면 관습의 늪에 빠지고 마침내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대처할 수 없는 경우(관리 강조는 거의 대처하기 힘들다, 유지 목적) 쇠락한다. 둘째 과거를 답습하면 미래엔 답이 없다. 관례에 없다는 이유로 새로운 제안을 거부하는 조직엔 희망이 없다는 말이다. 셋째, ‘그건 우리가 하는 방식이 아니야’는 구성원의 사기를 사정없이 떨어뜨릴 수 있는 발언이다. 넷째, 전대미문의 위기는 기존 방식으로 대응할 수 없다. 다섯째, 성장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변화)하는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에 비해 뭔가 달라도 다르다. 여섯째, 밖으로 나가봐야 낯선 깨우침(새로운 아이디어)을 얻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일상적인 반복(관리)과 더불어 혁신적인 변화에 대비하는 모습(변혁)의 상호성을 주장한다.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일들이 조직의 기둥을 이끌고, 혁신과 변화에 대한 자세들이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 가게 되는데 이 둘이 균형과 조화로 맞물려 갈 때 조직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최선, 최고의 역량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