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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밝은 검정으로 - 타투로 새긴 삶의 빛과 그림자
류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평점 :
#가장밝은검정으로 #류한경 #한겨레출판
💟 추천 독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
타투 속 새겨진 누군가의 삶이 궁금한 사람
타투를 할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
💟 한 줄 후기
타투에 새긴 상처와 삶, 누군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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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경의 『가장 밝은 검정으로』는 몸에 타투를 새긴 시인, 래퍼, 배우, 사진가, 타투이스트 등 10인의 이야기와 타투가 담긴 사진집이다. 이 책은 대답하는 사람은 있으나 질문하는 이는 없고, 그러나 읽는 이는 그 질문을 알고 있는, 동시에 누군가의 몸에 새긴 타투를 함께 바라보며 그들의 삶을 듣는 책이다. 그들 몸에 새긴 타투를 바라보는 일은 곧 내 삶에 그어진 경계를 바라보는 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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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 많은 사람이 어떤 의미를 몸에 지니려고 타투를 하는데, 나에게 타투는 의미에서 탈출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의미가 억압으로 작용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 시인 김선오
p.107 귀걸이 대신 귀 뒤에 타투를 새겼다. 머리를 묶었을 때 에뻐 보일 것 같았다. 내가 볼 수 없는 위치라 자주 잊고 살지만, 누군가 발견해줄 때마다 보물처럼 발견되는 기쁨이 있다. / 작가 홍승은
p.125 사람은 극한의 고통 속에서 자신이 어떤 지향을 갖고 살아왔는지 잊기도 한다. 게다가 나는 조울증이 있어서 울증 삽화가 심하게 오면 모든 것을 부정해버린다. 그런 시기에 이 타투를 보면 희미한 삶의 의지가 생긴다.
삶과 죽음의 비밀이 적힌 커닝 페이퍼 같다. 나만 알아볼 수 있는 상징으로 피부를 채워서, 잊기 쉬운 것을 계속 확인하고 각성한다. / 무당 홍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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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집 속 열 명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타투를 새긴다. 누군가는 그것이 예뻐서 타투를 새기고, 누군가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몸에 흔적을 남긴다. 그렇기에 타투는 곧 내가 되고 나의 지난 시간, 내일이 된다.
한국 사회에 살면서 나는 무엇을 가장 괴로워했나. 돌이켜보면 나를 괴롭힌 건 하고 싶은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사이에서 충돌하는 마음이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가는 길이었고, 하고 싶은 건 내가 원하는 일이었다. 그 사이에서 나는 점차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택하는 아이, 어른이 되었다.
타투에 대한 시선이 어떻든 타투를 한 사람들은 주변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을 바라보며 그것을 따라 걸은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타투는 개성 혹은 반항 사이에 있지만 나는 그것을 개성, 선택, 나라는 범주에 두고 싶다.
저마다 삶을 이겨내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은 모두 다를 것이고 타투도 그 방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무언가에 대한 기준과 범주, 틀이 명확한 이곳에서 타투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