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백승만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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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약기나긴악연의역사 #백승만 #동아시아

💟 추천 독자
전쟁과 약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 약의 탄생 과정이 궁금한 사람, 인간이 가진 호기심과 잔혹성에 대해 탐구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

💟 한 줄 후기
인기 강의 교수의 입을 통해 듣는 전쟁과 약의 관계와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잔혹한 호기심

약의 목적은 무엇에 있을까.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병원이나 약국을 찾고, 진료를 마친 의사와 통증에 대한 설명을 들은 약사는 그에 맞는 약을 처방하거나 건넨다.

아픈 몸을 낫게 하거나 진통을 잊게 해주는 약은 그 자체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만, 때론 사람의 몸을 낫게 하는 약(약물)이 독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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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만 교수가 쓴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는 전쟁 속에서 약이 탄생한 배경과 약이 전쟁에서 쓰였던 사례, 전쟁으로 인해 발발한 질병과 그와 관련된 약에 대한 이야기와 설명을 담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타이레놀과 한 번 쯤은 들어봤을 펜타닐과 페니실린, 모르핀까지. 저자는 약과 전쟁, 질병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버무리며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글을 써내려간다.

p.25-26 가끔 “페스트가 어떻게 사라졌나?”라는 질문을 받는데, 항상 같은 답변을 한다. 페스트는 사라지지 않았다. 1800년대를 지나면서 결핵이나 소아마비, 폐렴, 매독, 말라리아 같은 다른 감염성 질환이 더 심하게 창궐하며 페스트의 권위를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페스트가 사라진 적은 없다. 지금도 페스트는 꾸준히 발병하고 있다. 우리가 강해졌을 뿐이다. (중략) 우리는 항상 전쟁하고 있다.

p.61 즉, IS 대원들은 작전에 임하기 전 무시무시한 각성제를 두 가지나 먹고 시작했다는 것인데, 암페타민을 진한 커피에 타 먹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p.295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7년, 레이먼드 소벨이라는 의사는 ‘고참 병장 증후군’이라는 표현을 썼다. 초기에 의욕 넘치고 실력 있는 신참이 늘어지는 전쟁에 지치는 현상을 말한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전우는 죽어가며 남아 있는 동료에 의지하게 된다. 하지만 그 동료들도 언젠가는 죽게 되며 새로운 신참들로 채워진다. 그래도 살아 남은 고참 병장은 새로운 신참에게 정을 주지 않는다. 이미 상처 입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략) 공포에 외로움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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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질병, 약의 개발은 서로 맞물리며 작동해왔다. 약은 다친 사람들을 낫게도 했지만 때론 한 마을을 전멸시킬 만큼 많은 수의 사람들을 죽게도 했고, 질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공기 중에 투하해 많은 이들을 사망에 이르게도 했다.

모든 약에는 적정치가 있고 복용하기 전에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 할지라도 몸에 맞지 않거나 기존에 복용하던 약과 성분이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약성 약은 중독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책의 모든 부분이 흥미로웠지만 ‘고참 병장 증후군’을 다루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전쟁의 상황에서 주변의 동료들이 죽고 나 혼자 남았을 때, 더 이상 그 상황과 내일에 대한 기대가 죽어가는 마음. 나는 어쩐지 그 고참 병사의 모습이 우리의 오늘과 닮았다고 느껴졌다.

저자의 말대로 전쟁은 계속된다. 전쟁은 다양한 얼굴을 한 채 인간 삶에 녹아 있고 그 속에서 인간은 적응하거나 도태되거나 죽거나 다치거나 살거나 그럴 것이다. 어떠한 형태의 것이든 인간 세상에 존재하는 전쟁이 하루 빨리 잦아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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