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홍대리
홍윤표 지음 / 일하는사람들의작은책 / 1998년 12월
평점 :
절판


홍대리는 사랑스럽다. 정말 사랑스럽다. 내가 부장이라면 그렇게 땡땡이를 치는 사원이 눈에 가시 같겠지만 난 그의 상사가 아니기 때문에 홍대리가 좋다. 홍대리의 엉뚱함과 뻔뻔함과 근거 없는 자신감과 단순함이 좋다. 늘 새로운 방식의 사고를 치려는 홍대리는 꼬마 니콜라의 어른판 같다. 부장님께 잘 보이고 싶은 좋은 사원이 되고 싶지만, 늘 지각에 덜렁거림에 거기다 근무 시간에 졸고 땡땡이치는 무모한 행동. 그리고는 뒤에 떨어지는 부장님의 큰소리의 이유를 모르는 순박함까지.

홍대리의 생활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사는 모양새가 다른 듯 하면서도 서로 참 많이 닯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샐러리맨이든, 아님 그 어떤 다른 직업을 가졌어도 (아마, 그룹의 회장님들도 가끔은) 이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할 것이고, 이런 나의 소망을 억누르는 각종 제약을 무시하고 싶어질 것이고, 가끔은 뻔뻔하게 할 일을 내팽겨치고 땡땡이를 치고 싶은 맘이 드는 것은 다 갖을 거란 생각을 했다. 천하무적 홍대리를 보면 내가 그래도 홍대리보단 성실하지 않나, 하는 안도감을 갖게 된다.(무슨 근거인지는 모르지만) 나에게 그런 행복도 맛보게 하는 착한 홍대리, 난 그가 정말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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