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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교실 - AI 시대, 학교가 물어야 할 독서와 문해력 수업의 모든 것
조병영 지음 / 해냄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새 학년을 맞이하며 두 가지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우선 올해는 교과 학습지에 각국의 건국 설화나 인물의 일화 등 읽을거리를 전보다 풍성하게 추가했다. 시험을 위해 교과서 내용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우리 역사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어릴 적 읽은 동화책처럼 재미있게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아울러 짧은 글이라도 꾸준히 읽는다면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이와 함께 담임을 맡은 학급에서는 그림책이나 짧은 글을 읽는 학급 독서 활동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 속에서 했던 고민과 부족함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하고 도움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책을 받았을 때 느꼈던 600쪽이 넘는 두께에 대한 부담감은 목차를 살펴보면서부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책에서는 읽기 수업에 관한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앞으로 내 수업에 꼭 활용해야겠다고 다짐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수업 활동에서 '교사의 시범'이 지닌 중요성이다. 학생 중심 수업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활동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자료를 읽어 오라는 과제만 내주었을 뿐, 그 자료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생각해 보면 좋을지,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세심하게 안내하지 못했다. 그저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자는 이야기만 건넸어도 학생들에게 훨씬 도움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글 내용을 추론하고 요약하는 것, 글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 수업 활동에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것 등 모든 과정에서 교사의 시범은 학생들이 두려움 없이 수업에 참여하도록 돕는 필수적인 발판이다.
둘째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리터러시 경험과 결과를 공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평소 역사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바른 역사관을 가지도록 지도할 방법을 고민하던 내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책 속의 한 구절은 그 고민에 도움을 주었다.
‘독자인 나는 어떤 주장을 갖고 있고, 텍스트의 저자는 어떤 주장을 설파하고 있으며, 교실의 선생님은 어떤 주장을 지지하고, 동료 독자들은 어떤 주장을 신뢰하는가, 그리고 이 ‘주장들’을 어떤 주장을 지지하고, 동료 독자들은 어떤 주장을 신뢰하는가, 그리고 이 ‘주장들’을 어떤 근거로 지지하거나 거부하는지 질문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가 공동체적 감각으로 서로의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서 어떤 지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를 성찰해야 한다.(P.373)‘
학생 스스로 자기 생각과 타인을 비롯한 사회적 견해를 정리하고 판단하며 체감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역사적 사건이나 현상을 바르게 인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나는 학생들의 생각을 글로 받기만 했지 학생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눌 시간을 주지 못한 것이 또 아쉽다.
이 밖에도 '다문서 읽기'에 대한 내용 역시 유익했다. 주어진 텍스트들이 개별적·집합적으로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각 텍스트 간의 관련성을 파악하는 방식은 역사 수업에서도 꽤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니 이미 역사 교과서의 활동 자료들이 다문서 형태로 구성된 경우가 많았다. 굳이 새로운 자료를 만들지 않더라도 교과서를 잘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풍성한 다문서 읽기 수업이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교과서 자료를 지금보다 더 알차게 활용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실제 수업 활동 사례가 조금 더 풍부하게 담겼으면 좋았겠다는 작은 아쉬움은 남지만, 고민하고 있던 읽기 활동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 무척 도움이 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