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카르테 4 - 의사의 길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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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을 읽은 주말 밤엔 뿌듯하게 잠들수 있다.

한동안 TV 앞 쇼파에서 시간 죽이기로 주말을 보내던 나를 오후 내내 리모컨 한번 손에 들지 않게 만든 '신의 카르테 4. 의사의 길'.

500여 쪽 정도로 다소 두꺼운 책인데 한번에 쭉 읽어 내릴 만큼 재밌었다.

실력있고 신념있는 참의사라면
어느 나라 병원, 어느 드라마, 어느 소설에서나 겪는

관료제의 단점으로 지겹게 시험에 나오는 '목적전도' 현상을 밥먹듯이 실현하시는 병원 경영진과의 갈등, 동료 의사와의 갈등,  환자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 든든하게 주인공을 믿어주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쩌면 뻔할 수도 있는 그 이야기들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흥분 될 수 있는 상황도
조근조근하게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문체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소한 작은 행복들을 놓치치 않고 따뜻하게 묘사하고 있어

소설 속 환자의 아픔이 안타깝고 가슴 아프고 주인공의 고민에 머리 아프다가도

주인공의 귀여운 딸의 재롱에, 그림처럼 묘사한 풍광에, 무심한 듯 서로를 배려하는 진짜 내 이웃같은 사람들의 모습에, 아픔을 이겨내고 힘내는 모습에

마음 따뜻하게 행복해 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귀한 주말이나 휴일을 행복하고 알차게 보내고 싶은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은 힐링 소설이었다

사람은 이어진 것만으로도 힘을 얻을 때도 있다.

절망도 체념도 고독의 늪에서 흘러 넘치는 것이다.
두사람이 손을 맞잡는 것만으로도 불현듯 길이 보일 때가 있다.
논리도 지혜도 철학도, 전부 다 나중에 따라온다.

아내가 누누이 나의 등의 밀어주듯,
나는 그저 아내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부부로서 살아간다는 건 곧 그런 것이리라.

"세상에는 난해한 일이 많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난해해져도 되는 건 아니야.
그 어떤 이유가 있어도 거짓과 비겁과 잔꾀는 부끄러운 것이다.
네가 좋아하는 장기도 페어플레이가 기본인잖니."

"동이 트지 않는 밤은 없다. 멈추지 않는 비도 없다."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이에요. 괴로운 일이 있더라고 그게 끝없이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 하셨죠."

"선생님 말씀대로 아빠가 돌아가신 후에 저는 결혼을 했고 아이라는 선물도 받았어요. 선생님 말씀대로, 멈추지 앟는 비는 없더군요."

물론 인생의 목적은
100미터를 전력질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건실하게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다리가 불편해서
잘 달리지 못한다해도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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