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얘기해도 - 5.18민주화운동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마영신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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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빈 교실에서 아이들은 집에서 화상회의로 조례를 마친 후
코로나 관련 유인물만 붙어있던 게시판에 '기억해야만 할 이유' 포스터를 붙였다.



독일 다하우 수용소를 갔을 때
많은 독일의 학생들이 교사의 설명을 들으며
학습지에 중요 내용을 필기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역사적 사건이 있었던 그 곳에서
살아있는 역사 수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왜 우린 그렇게 중요한 민주화 운동들이 있었던 곳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서 살아있는 수업을 하지 못할까?
그리고 그런 모습에 대해 왜 좌파가 순진한 학생들을 선동한다는 비난이 나올까?

민주화 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후세의 몫이라며
각종 시험 문제에서 현대사의 의미와 해석에 대해 문제는 배제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폭동 ' 이냐 '혁명' 이냐 '쿠데타' 냐 '정변'이냐 '민주화운동'인지를 놓고 논쟁하고
장관 청문회 때마다 정파에 따라 다른 정답을 가진 그런 질문으로 사상을 검증하고

이미 정의되어진 '쿠데타'를 '쿠데타'로 인정하지 않으며
'민주화 운동' 들을 여전히 '사태' 로 굳이 언급하는 이들이 장관으로 등용되던 모습들은
참 답답하고 혼란스럽다.

그리고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군부 독재 세력에 대해 항거로 발생했고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무고한 시민까지 폭도, 간첩으로 몰아세우며
무자비한 진압과 폭력으로 학살하고 고문했던
1989년 5월 광주의 그 아픈 역사는 '5.18민주화 운동'으로 정의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고등학생이 일베의 궤변을 믿는 것처럼
각종 가짜 뉴스와 음모론으로 광주의 사실을 북파 간첩의 소행이라느니
5.18민주화 운동 유공자들이 엄청난 특혜를 받고 있다는 등의 왜곡된 정보를 유포하고
정치인이나 언론에서도 이를 진실일수도 있다며 공공연하게 말하는 모습은 참담하다.

그런 말도 안되는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를
'아무리 얘기해도'에서는 1980년 광주에 대해 잘 모르는 지금의 청소년들이 이해하고 생각하기 쉽도록 그리고 있고

'역사의 진실이 제대로 역사화 되지 않으면 어떻게 왜곡되어 확산될 수 있는지 '(작품해설 중)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가해자의 행위에 대한 진상 조사와 처벌은 덮힌 것은 덮힌 상태로
아무도 내리지 않았다는 명령을 따랐었다는 비겁한 변명에 묻어버리고

피해자에 대한 조사와 배상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결과
왜곡되고 뒤틀린 현상들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아프다.

그 암울했던 시기
오늘날 이 민주화의 초석이 된 처참하게 절실했던 그 노력들이 제대로 역사화 되어
더 이상 말도 안되는 음도론으로 모두 상처받지 않을 때가 이제는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다시 오는 5.18 즈음에는 모니터가 아닌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 소리 가득한 교실에서 '아무리 얘기해도' 지나치지 않을 그 날에 대해 게시판 포스터를 보며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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