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사랑
이서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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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나는 내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함부로 대하며 살아왔다. 내 것이므로 덜 신경 써도 되고 나중에 돌봐조 되는 것으로 여겼다. 내 몸과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내 몸과 마음이므로 낭비하듯 써버리고 망가지고 나서야 어리석음을 자책하는 날들이 반복되듯 이어졌다. 나를 가장 미워할 수 있었고 넘치는 물을 쏟아 버리듯 나를 버리고 방기하기도 했다.
세상에서 나만큼 나를 잘 돌봐야 하는 사람이 없음에도 나이기에 마음대로 다뤄도 되는 줄 알았다.
사랑하는 친구의 공간에 들어와서 그의 일부를 맞이하듯 살아가니 지난날의 무책임함이 눈에 띄게 드러났다. 나의 집은 나의 것이기에 사랑받지 못했다. 당연히 여겼고 무심함의 대상이었다. 친구의 사랑과 보살핌으로 피어나는 나의 공간을 바라보니 새삼 미안해졌다. 사랑할 것을 가까이 두고도 사랑할 줄 모르는 삶을 되돌아 봤다.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사랑한 줄 알았지만 가장 쉽게 따돌리고 가장 쉽게 괴롭힌 건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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