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읽었던 한국소설 중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고 아직까지 여운이 남는 작품입니다.
성소수자 딸과 딸의 파트너인 낯선 동거인, 그리고 요양보호사 어머니 3명의 이야기입니다. 집이라는 제한적 공간에서 마주치는 각각 다른 세가지의 다른 삶과 방향성이 어긋나면서도 교차되는 심리 상태가 작가님의 담백하면서도 깊게 눌러 쓴 듯한 문체로 잘 풀어져서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마다 곱씹으면서 읽게 된 것 같아요.
끝이 없는 교차로처럼 현재진행형인 그들의 삶이 묘사되지만 과거와 미래가 같이 보이면서도 특별하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 혹은 가르치기 위한 어떠한 구체적인 전개없이 등장인물의 감정선만으로도 스토리텔링이 자연스럽게 되는 작가님의 역량을 엿볼 수 있어서 더욱 좋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