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특별해 - 저학년 문고 3021 베틀북 리딩클럽 3
조운 링가드 지음, 폴 하워드 그림, 서수연 옮김 / 베틀북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너는 특별해' 라는 제목을 보며 나도 나지막히 속삭여본다. '너는 특별해'

누구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특별하기를 바란다.

특히 아이들은 부모에게 더욱 엄마에게는...

이 책은 '입양'이란 소재를 다루어  쓴 동화인데 사실 나는 예전부터 입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있다.

내가 무슨 착한 사람이거나 아이를 낳지 못해서가 아니라 한명 정도는 입양해서 키워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

하지만 막상 내 아이를  두명이나 키우면서 입양해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 정말 대단하구나

아무나 이런 일 하는것이 아니구나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며 '입양' 되어진 아이의 입장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입양을 하면 주위 사람들 모르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 나오는 톰의 부모들은

 처음부터 톰에게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밝힌다.

이 부분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다른 부분인데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힘들지 모르지만

그것이  커가면서 자아 정체성의 혼란이나  사춘기때나 또는 뒤늦게 알게 되어 충격을 받는 것보다는

오히려 자연스럽고 좋은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입양되어진 사실이 죄도 아니고 더욱이 나쁜 것도 아닌데 숨기는 것은 어찌보면 부모의

이기적인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엄마, 아빠가 아이를  선택해서  낳을 수 없지만 톰은 특별히 선택되어진 아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행복한 아이인것 같다. 물론 친엄마가 키우는 것이 제일 좋지만 톰을 특별하게 생각해

주는 좋은 부모를 만났다는 것은  어찌보면 톰의 행운인지도 모른다.

친 부모이긴하나 부모의 책임을 제대로 하지 않는 부모들보다 훨씬 더 훌륭한 부모를 만났으므로.......

엄마 아빠의 말들이 마음에 와 닿는다.

"너는 정말 특별해. 모든 아이들이 선택 받는 것은 아니니까

어쨌든 우리는 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 너를 사랑하게 되었단다.

네가 우리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너는 매우 특별하단다."

톰의 말 또한 가슴을 적신다. 

"우리 엄마 아빠는 억지로 나를 맡으신게 아냐. 나를 선택하신 거니까. 그래서 나는 특별해."

그렇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에게 있어 모두 특별하다. 선택했던 안했던 그런건 중요한게 아니다.

모든 부모들이 그렇듯이 처음 아이를 본 순간 너무 특별해서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필요가 없는 것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있지만 막상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낳은정 못지않게

아니 낳은 정보다 어쩌면 기른 정이 훨씬 더  크고 애틋한지 모른다.

친엄마 얘길 묻는 톰에게 엄마, 아빠는 숨기지 않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해 주는 것도

참 인상적이다. 솔직하게 얘기해 주고 아이가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게

 상처를 덜 주는 것 인줄도 모르겠다.

엄마가 정말로 임신을 했을때  톰의 태도를 보며 우리 큰 애 정민이가 떠오른다.

 그렇게 동생이 있으면 좋겠다고 해 놓고는 막상 동생이 생기니 심술도 많아지고 어리광이 많이 늘었다.

어제 아이들 재우면서 있었던 이야기인데 동생을 재우면서 '자장가'도 불러주고 동요 몇개를 불러 주었다.

그런데 큰 애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나서 왜 우냐고 물어봤더니 슬퍼서 운다고 했다.

그래서 뭐가 슬프냐고 했더니 엄마는 동생만 노래 불러주고 자기는 안불러 줘서 슬프다고 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찡하기도 했다. 엄마의 무심한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큰 상처가 된다는 것을 .

그래서 이 책을 읽은 기억이 나서 " 정민아,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아기 재우고 정민이에게도

노래 불러 주려고 했어 엄마가 생각을 잘 못했구나. 미안해.

우리 정민이는 엄마에게 얼마나 특별한 아이인데   사랑해" 하며 꼭 안아 주었더니

자기도 엄마 사랑해 하며 폭 안긴다. 그러면서 기분이 좀 풀렸는지 노래 불러 달라고 해서

동요 몇곡을 불러 주었더니 금새 잠이 들어버린다.

사랑한다면 표현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톰의 엄마, 아빠처럼...

톰은 새로 오신 선생님이 자기 친 엄마 이름과 같다며 자기 친엄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릴때 한번쯤은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내가 혹시 주워온 아이는 아닐까?  나의 친엄마는 다른 곳에 있을거야.

나중에 아주 멋진 엄마가 날 찾아 올지도 몰라하는 엉뚱한 생각들

이 책의 톰도 여느 아이의 모습과 같다. 동생이 생기는 불안감과 자기는 엄마의 진짜 아들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갈등하고 방황도 하고

그렇지만 톰의 부모들은 참 현명한것 같다. 진정 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리고 이해하고

결국 톰도 이해하게 된다.  동생을 제대로 한번 쳐다보지도 않던 톰이지만 동생이 고양이 퍼시에게

 다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장면은 톰의 순수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으며 동생을 가족으로 인정하고

자기도 완전한 가족의 일부분임을 알게 되는 극적인 순간인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만의 공간을 좋아한다. 톰이 나무 위에 집을 짓고 거기로 들어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공간  하지만 그 공간이 결국 동생이 다치지 않도록 보게 되는 장소로 나오며

극적인 화해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가끔은 그런 은신처와 같은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톰이 동생이 생겨 나무 위에 자기 집을 지을 때는 [피터의 의자]라는 책이 떠오른다.

동생이 생겨서 질투를 하게 되지만 가족의 소중한 일부분임을 깨닫는 내용의 책들은

아이들에게 한번쯤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인것 같다.

이 책은 입양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주제와 달리 무겁거나 결코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읽으면 입가에 미소가 머물게 되는 그런 책이다.

또한 톰과 그의 친구 샘의 알콩달콩 티격태격하는 이야기들이 한편의 성장동화를 보는 듯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성장동화를 좋아한다. 은희경님의 [새의 선물] 이나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와 같은 소설들을 보며 한 사람의 성장과 함께 나도 커가는 기분이 든다.

 이 책도 성장동화라 해도 될 것 같다. 톰과 샘의 이야기들을 보면 우리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이다.

톰과 샘 두 아이들의 심리를 따뜻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지금은 우리 아이가 읽고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조만간 곧 읽게 되면 함께 대화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 보며 입양에 대한 이야기도 해 주어야 겠다.

요즘 TV에서 입양 된 아이들  친부모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는데 볼때마다 왜 우리 아이들이

해외로 많이 입양될까 가슴이 아팠던 적이 있다.

그리고 솔직한 심정으로 그 부모들을 이해하기도 어려웠지만  친부모를 찾고 싶어하는 그들의

 심정또한 이해가 가는게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더이상 아기 수출국이 아니라 입양 하는 풍토가 자연스럽게 되는 사회가 되면

 어떨까 하는 조심스런 생각도 해본다.

 또한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는 모든 부모들이 존경스럽다

이 책을 보니 김춘수님의 시가 생각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님의 ' 꽃'의 나오는 구절처럼  우리가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하나의 의미있는 존재가 되듯이 우리 아이들이 나에게 '엄마'라는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나는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아이들 또한 나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관계맺기이다. [ 어린 왕자]의 여우와 왕자처럼 우리도 관계를 맺는 순간 모두 의미있는 존재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마음과 마음으로 연결되는 관계 그것이 가족인 것이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모두 특별한 존재인 것이다.

이 책을 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 너는 특별해' 라고 자주 얘기 해 줬다.

 그러니 마술처럼 정말 특별한 아이와 특별한 엄마가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더욱 사랑하게 된것 같다.

 ' 사랑한다. 우리는 하나같이 모두 특별한거야'

정말  이 책은 나에게 특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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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 2005-10-06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을 쓰신분의 감정이 잘 느껴집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