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중과 구운몽을 함께 보는 즐거움

김만중이 들려주는 구운몽
최태림 지음, 경혜원 그림, 설성경 감수 / 세상모든책 / 2005년 10월

'구운몽하면 서포 김만중이 쓴 소설로 일장춘몽의 덧없음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정도가 머릿속으로 지나간다. 아마 학창 시절 배웠던 그대로 알고 있기때문이리라.
나는 학창 시절때 고전문학을 꽤 좋아했다. 그런데도 구운몽 원작을 읽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학교 국어 시간에 내용은 어느정도 배워서 알기에 그정도면 다 안다고 생각해서였을까?
이제라도 이 책으로 구운몽을 만나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싶고, 게다가 작가 김만중의 생애까지 알수 있어 한 책으로 두가지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고전문학하면 현실성과 동떨어진  지루하고 고루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한다. 구운몽도 전체적인 내용은 다 알고 있어서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할거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기 시작한지 두시간여만에 책을 다 읽었다.
잠이 안오는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어서인지 책이 술술 잘 넘어갔다.

우리가 한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작가와 시대적 배경을 잘 알아야 한다. 작품은 결국 작가에게서 탄생하는 법이니만큼 작가의 생애나 작가의 생각을 안다면 그 작품 에서 지나칠수 있는것 또한 많이 알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작가와 작품을 동시에 만날수 있고,마지막으로  작품 해설까지 곁들여 있어  한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수 있는 혜택을 준다.

이 책은 김만중의 생애 전반부, 구운몽 작품, 생애 후반부, 죽음 후로 나누어 구운몽을 쓰게 된 이유를 자연스럽게 들려준다. 외형적인 이유는  유배를 가게 된 김만중이 평소에 소설 읽기를 즐기시는 어머니를 위하여 창작했다고 한다.하지만 김만중의 생애를 돌아보면 김만중은 남인의 사람으로 숙종시대의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시대적인 상황을 고려할때 역사적으로 숙종의 깨우침을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구운몽하면 육관대사의 제자인 성진이 팔선녀와 희롱한 죄로 양소유라는 이름으로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펼치는 이야기이다.  양소유와 팔선녀가 환생한 8명의 여인들의 이야기는 지금 시각으로 보면 허황되고 황당하기까지 하지만,답답한 세상에 나아가 나라를 바로잡고 오랑캐를 물리치고 8명의 여인들이 서로 시기함 없이 의좋게 지내는 것을 보면 한편으론 가슴이 탁 트이기도 한다. 그렇지 못한 현실이 오히려 더 답답해 보일뿐...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한낱 하룻밤의 꿈에 지나지 않지만 이런 꿈 이야기를 통하여 참선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용이라서 그런지 쉽고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 아직 우리 아들은 저학년이라 권하지는 못했지만 초고학년 정도이면 무리없이 읽을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보니 김시습이 들려주는 금오신화도 읽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