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 세월호의 시간을 건너는 가족들의 육성기록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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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읽다가 눈물이 쏟아져서 결국 덮고 말았다. 오늘은 4,16 세월호 6주기. 부러 검은 원피스를 찾아 입었다. 그리고 다시 책을 펼쳤다.

//세월호 참사 이후 5년, 한국사회의 심연을 밝혀온 유가족의 목소리 
달라진 세상에서 우리는 이들에게 무엇을 묻고 무엇을 들을 것인가//

이혼 후, 딸 아이가 8살이 될 때까지 4년을 꼬박 새벽까지 작업을 끝내고 첫차를 타고 아이들 집으로 가서 여느 엄마처럼 분주하게 아침을 챙겨 주었다. 양쪽 집안에 이혼한 사실을 숨기고 우렁각시?처럼 살았다. 

그럼에도 아이들을 매일 볼 수 있었으니 밀려오는 피로와 쏟아지는 졸음은 견딜 만 했다. 가장 힘든 시간은 일 년에 두 번 돌아오는 명절. 단 한 순간도 마주치기 싫은 사람의 차를 타고 해맑던 아이들과 함께 갔던 시댁에서의 이틀은 지금 생각해도 숨이 막힌다. 어쩌자고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땐 그랬다. 너무 어렸던 아이들에게 내가 선택한 이혼을 납득시킬 수가 없었다. 아이들이 어서 자라길, 시간이 유수처럼 지나가길 기다려야 했다. 

매일 만나고 매일 헤어지는 잦은 이별에도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났고, 딸 아이가 8살이 되었을 무렵 아이들 아빠가 잠시 실직 상태가 되었기에 더는 일산으로 가는 첫차를 타지 않게 되었다. 

그 후로 4년은 아이들 아빠의 종교적 이유가 가장 컸지만, 녀석들이 바빠지기도 했기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내게로 왔다가 돌아갔다. 아이들을 매일 볼 수 없는 슬픔과 그리움을 견딜 수가 없어서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그러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이 아프고 힘든 시간이었기에.

그럼에도 나는 참고 기다리면 아이들을 볼 수 있었고 내가 찾아가면 아이들이 거기에 있었다. 

6년 전, 아이들을 내 곁에 품을 수 없어 삶이 늘 아팠던 그때, 소중한 목숨들을 태운 세월호가 무참히 침몰할 때도 나는 그리움에 시린 가슴 움켜쥐며 컴컴한 작업실에서 누군가의 몸에 천사나 나비를 그리고 있었던가.

자식을 볼 수 없는 아픔을, 그 절절한 그리움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아무리 참고 기다려도 아이가 오지 않고, 다시는 볼 수 없고, 품에 안을 수 없는, 애타게 불러도 대답 없는 그 슬픔을, 그 아픔은 나는 모른다. 나는 정녕 모르고 싶다. 생각만으로도 너무 아프기에 . . 

하지만, 이 불온한 시대를 살아가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세월호 부모들의 투쟁을 결코 외면해선 안 될 것이며, 죽기 전엔 절대로 끝나지 않을 지독한 슬픔을 마음 깊이 애도하며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고 되뇌이는 부끄러운 오늘, 

수많은 목숨을 너무 쉬이 저버린 악인들에게 제대로 된 해명이나 사과 조차 받지 못한 너무나 억울한 죽음들이 아프고 아픈데 올해는 이 책을 다 읽고 덮을 수 있을까?


#그날이우리의창을두드렸다 #416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씀 #세월호의시간을건너는가족들의육성기록 #세월호는끝나지않았다. #진실을규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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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습니다 - 최지은 기자의 페미니스트로 다시 만난 세계
최지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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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 방 사건에 분노하며 <을들의 당나귀 귀> 를 읽고 있는데 이 책도 반드시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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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날개 달린 것
맥스 포터 지음, 황유원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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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날개가 내게도 너무도 간절히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을 탐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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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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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글만 읽어보아도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사랑 없는 세계라니 . . .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일지....표지도 어찌나 아름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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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지개를 타고
보배 지음 / 아토포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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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지개를 타고 | 보배 지음


그리고 결국에는, 세상에 고통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글을 쓰고 읽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을 얻고야 만다. 나는 감히 이렇게 말해본다. 이 책은 소수자들에게 한없이 가혹한 ‘연민과 혐오의 세계’를 넘어, 사랑과 연대의 길로 나아가게 만들어줄 마법 같은 책이라고. -소설가 박상영


동화 모임에서 알게 된 친구가 있었다. 그녀는 독실한 크리스찬이었고 같은 나이라서 그런지 가끔 안부를 물으며 차차 내밀한 속 이야기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이혼 후 맘을 나누던 옛 친구들과 멀어져버린 내게 또래 친구와의 만남은 선물과도 같았다. 작년 겨울 전화 통화를 하다가 우연히 ‘퀴어 문학'에 대해 묻게 되었는데 그녀는 다짜고짜 그쪽으론 얼씬도 말라며 화를 내었다. (내 주위에 독실한 크리스챤 지인들이 있지만 모두가 그녀 같지는 않다.)


"난 동성애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동성애가 뭐가 어때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다 똑같은 거 아니야? 동성애란 이유로 왜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 하나님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지 않았어? 글쓰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소수자에 대해 말해야지."


그녀는 다른 날과 다르게 서둘러 전화를 끊었고, 그 후로 전화도 톡도 받지 않았다. 


언제부터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말할 수 없다. 타고난 금수저도 아니고 세상이 원하는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학벌이나 화려한 경력 따윈 1도 없지만, 이젠 부러 만들며 살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보통의 세상은 내가 원하는 세계와  매번 충돌하였고 그 어디에도 섞일 수 없는 비주류였으니 나 또한 소수자의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그러니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존재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자이며 보통의 이성애자인 내가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성수자의 삶을, 퀴어 문학을 온전히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책은 구원이 되어주지는 못했지만, 내 등을 도닥여는 주었다”라고 말하며 그녀가 용기내어 풀어놓은 퀴어한 삶과, 퀴어한 문학 이야기가 소외되고 배제된 누군가에게 토닥임으로 가 닿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퀴어한 삶을 몰랐던 그대들의 시선이 사랑과 연대까진 아니어도 결코 연민이나 혐오가 아니길 . . . 


특히 2018년에 읽었던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는 많은 생각이 교차했던 장편소설이었다. 내가 소설 속 저 엄마였다면? 내 딸이 성소수자라면? 이란 질문을 수없이 던지며 '세상 모두가 등 돌리고 돌을 던져도 나만은 딸의 편이 되어 주어야겠다!'라고...다짐하고 또 다짐하게 되었던 경험은 어딘가 존재할 퀴어한 삶에 대해 더 깊고 세심하게 바라볼 수 단초를 만들어 주었다. 문학의 역활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여 작가는 주류의 삶 보다는 소외되고 배제된 이들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마지막으로 삶의 지리멸렬함에 지친 내게도 책은 삶의 구원이 아닌 시린 등을 도닥여 주는 ‘위로’ 였음을 고백하는 바이다. 


#우리는무지개를타고 #보배지음 #아토포스

#퀴어문학  #딸에대하여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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