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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평점 :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독자들에게 '나는 인간이 아니올시다' 라며 고해성사를 하는 듯한 서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침울하게 이어지는 자기 고백적인 이야기이다. 요조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모른 채,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로 세상을 비관하며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며 사람들, 특히 자신을 돌봐 줄 수 있는 여자들에게 기생해서 살아간다. 마약과 술은 덤이었을까? 그가 가진 우월한 배경이나 타고난 예술적 소질 등은 부차적일 뿐, 끝내 그의 삶을 빛나게 해 주지 못한다.
몸과 마음이 바닥을 치는 동안 나의 가장 연약한 부분과 치열하게 마주해서였을까? 세상 사람들의 위선과 잔인함에 의해 어이없이 파멸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연약함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요조에게 '왜 그렇게밖에 못 사냐고!' 소리치며 돌을 던질 수가 없었다.
"우리가 알던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눈치 빠르고..... 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아니 마셔도....하느님같이 착한 아이였어요." p.138
역설적으로 어쩌면 순수하고 착한 사람은 각박한 인간 세상에서 실격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일까? 아니, 아닐 것이다. <인간 실격>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순수성>하나만은 절대로 잃지 말자는 작가의 굳센 다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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