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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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분실>과 <원통 안의 소녀>로 김초엽과 짧게 만나고 '기대'라는 감성의 물성을 가지고 그녀의 첫 소설집을 기다렸다. 허나 한동안 천착했던 '정유정'만큼 쉼 없이 순식간에 읽어 내리지는 못했다. 그저 나의 아픈 몸과 일상이 순탄치 못했던 것이라는 변명 따위를 늘어 놓으며 잠시 접어 놓은 페이지를 열어 잠이 덜 깬 아이처럼 더듬더듬 느리게 그녀를 탐독했다.

93년 생. 아직은 덜 익은 이력보다 그녀가 펼친 일곱 가지 저 마다 다른 이야기는 놀라울만큼 섬세했고 질투가 날 정도로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그렇게 아찔하지만 여전히 내겐 모호하고 아득한 미래 세계에 대한 그녀의 상상력의 끝엔 인간과 지구 그리고 광활한 우주가 점층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말하는 듯 했다. 아! 이토록 아름답고도 매혹적인 SF소설이라니!

최초의 여성 우주인이었던, 그러나 우주로 나아가지 않고 깊은 바다로 뛰어든 재경. 내 이름과 같은 그녀가 지금의 혼돈스런 내 마음의 심해에서 유영하고 있다. 왠지 미안한 마음에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는 그 길을 나의 속도로 걷고 또 걸어야겠다.

#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 #김초엽 #SF소설 #동아시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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