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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소년 ㅣ 나답게 청소년 소설
선안나 지음 / 답게 / 2019년 7월
평점 :

'인슐린 분비 이상으로 당뇨병이 생기고, 교감신경이나 다른 체액 적 요인으로 고혈합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도파민 같은 뇌의 신경 물질 분비 이상으로 조현병 증세가 나타나는 겁니다. 즉,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병이라는 거죠.'
-<본문> 중에서
문학이 현실의 복사는 아니지만, 그 사회를 반영하는 것도 사실이다. 조현병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여전한 우리 사회에서, 재하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답은 여전히 모르지만 일단 이야기를 꺼내놓는 게 작가의 몫이 아닐까 싶어 이 책을 썼다.
「작가의 말」중
이 소설은 화자가 둘이다. 조현병 걸린 형을 둔 인하와 꽤 어른스럽고 씩씩한 은수수가 다소 불편하고 묵직한 소재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풀어놓으며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어 간다.
책의 제목처럼 '위험한 소년'은 위태롭게 다가왔다. 조현병은 어릴 때 개나리꽃을 흔들며 학교 앞에 나타났던 개나리 총각처럼 좀 모자란 사람들의 이미지가 아니라, 매우 공격적이고 무서운 정신병자라는 이미지가 각인 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인하와 은수수 보다는 올바르고 반듯해 보이지만 몰래 동구를 괴롭히며 교묘하게 갈등을 일으키는 '홍이든'이라는 아이가 마음에 걸렸다. 많은 것을 가졌으나 매우 비열하고 몹시 나쁜 어른을 축소해 놓은 캐릭터라서였을까? 조현병 환자보다 더 위험하고 나쁜 인간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빛나는 조연이었지만, 아이라서 마음은 아팠다.
매우 용감하고 다정하신 작가는 조현병 환자 공동체 '화안한 집'을 만들어 정신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분명 그들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존재가 아니라 어떡하든 사람들과 연대하며 더불어 살아가야 할 존재들이라고 거듭 말하고 있다. 작가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 낸 대안이 현실이 되는 날을 조심스레 희망해 본다. 하늘 아래 그 누구도 없어져야 하고 배제되어야 할 사람은 없기에.
<위험한 소년>과의 특별한 만남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가지게 된 편견과 혐오로 인해 그 누군가와 그 누군가의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고 아플지를 돌아보게 하는 결코 위험하지 않은 귀한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참 좋겠다. 부모가 먼저 읽고 자녀에게 건네 준다면 세상의 온도가 조금은 더 따스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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