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 소설은 어떻게 쓰여지는가
정유정.지승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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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7년의 밤>으로 이야기꾼으로 유명한 정유정을 만났다. 난 이이를 왜 이제야 만난 걸까? 고민할 새도 없이 책을 몹시 애정하는 그대가 읽고 건네준 <진이,지니>를 뻑뻑한 눈으로 밤을 새워 읽고 눈물을 흩뿌리며 이사 올 때마다 뒤죽박죽 진열되어 있던 책장에서 또 하나의 정유정을 허겁지겁 찾았다.

그녀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해 주었던 작품을 오랜 시간 처박아 놓은 것에 못내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나는 <내 심장을 향해 쏴라> 꺼내 들고 눈을 비벼가며 읽고 있었는데 누군가 벨을 누르는 소리에 나가보니 택배 기사님은 바람처럼 사라지고 이틀 전 '진이, 지니' 덕에 충동적으로 주문했던 <정유정,이야기를 이야기하다>가 선물처럼 내 품에 안겼다.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주머니 사정상 중고로 주문했는데 다정한 셀러가 새 책 같은 말끔한 정유정과 함께 인스턴트 커피 세 봉지와 볼펜과 사인펜을 한 자루씩을 넣어 보냈다. 지금 내가 커피를 내릴 마음조차 없다는 것을 알지는 못했을 텐데...그저 얼굴도 모르는 그이가 고마워서 물을 끓이고 커피를 타서 마시며 느리게 느리게 정유정을 탐닉하고 있다. 

그녀의 등단을 향한 고단한 여정을 바라보며 '그럼 그렇지, 착한 남편의 외조가 있었구나...'라며 아주 인간적인 시샘도 났지만, 그녀가 타고난 이야기 꾼이었다기 보다는 피나는 노력이 있기에 지금이 있구나, 라는 생각에 더 무게가 실렸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라는 자책보다는 몹시 지친 지금의 내게 위로가 된다고 우기며 그녀가 글 속에서 언급한 <스토리텔링 애니멀>을 중고로 날름 주문했다. 날이 좀 저물면 <이야기의 기원>도 득템하러 알라딘까지 좀머씨처럼 걷고 또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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