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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 - 차별과 혐오를 즐기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가?
나카노 노부코 지음, 김해용 옮김, 오찬호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9월
평점 :
*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
인간은 약한 존재이다. 그 약함을 이겨 내기 위해서는 무리지어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야 했다. 그 공동체는 서로를 지켜주는 강한 보호막이 되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공동체에 반하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차별을 받아야 했다. 사람 사이의 정을 특별하게 여기는 한국 사회에서의 공동체 의식은 남다를 수밖에 없기에 그런 일들은 비일비재 했을 것이며, 아이이거나 어른인 우리들은 때론 방관자가 되어 소수의 상처를 모른 척 했을 것이다.
특히나 누구나 살면서 거쳐 가야 하는 학교 공동체에서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도드라진 아이나 매우 느린 아이들, 가난하거나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차별의 대상이 되어 왔음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런 소수의 아이들은 다수의 아이를 이끌어 가야 하는 선생님에게는 매우 불편하고 성가신 존재였을 것이다. 물론 모두를 아우르는 가슴 따스한 선생님들도 분명히 계심을 안다.
하지만, 여전히 공동체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들여다보고 개선하려는 의지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며 현 체재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크다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다. 새로 구상하는 동화는 별 다른 이유 없이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아야 했던 딸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공동체의 불합리함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 어른이나 아이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면서 ‘우리'라는 틀에 갇혀 힘을 가지게 되는 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동화로 풀어낼지...고민이다.
내 가족의 이야기를 객관화시키는 일은 매우 어렵고 어렵다. 특히나 딸의 아픈 상처는 나의 상처이기도 하기에 더 아프고 버겁다. 그래도 써야만 한다. 그래야 나도 딸도 아픈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가면 하나님께서 다 치유해 주실 거예요”
이번 합평 원고를 마감하게 되면, 강한 결속력을 지닌 공동체에서 받았던 깊은 상처를 극복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차별하기위해태어났다ㅣ나가노노부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