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열두 꽃 여행 - 스스로 결국 피어나는
강민지 외 지음 / 여가로운삶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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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꽃을 좋아해"


우리 아이들이 언젠가부터 자주 하는 말이다. 내가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의아했지만, 아이들 눈에는 그리 보였나 보다. 


기념일에는 남편이 꽃다발을 항상 준비하고,


나도 기분이 내키는 날에는 꽃 한 다발을 사 화병에 꽂아둔다.





"꽃 사진만 육천 장!!!"을 외치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익준 교수처럼, 언젠가부터 나도 꽃 사진을 잔뜩 찍고 있는 걸 발견했다. 꽃만 찍다가, 꽃과 함께 찍게 되면 더 나이가 든 것이라 한다. 


나이 들어감을 거부할 수 없다면, 꽃을 점점 좋아하게 되는 이 마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테다.






사계절이 피곤한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그 사계절 덕분에 형형색색의 다양한 꽃을 풍족하게 누릴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내가 가본 곳이 꽤 많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면, 엄마는 꽃을 좋아한다는 나의 아이들은 엄마를 정확하게 본 것 같다. 


엄마를 제대로 봐 준 아이들과 이 무더운 여름이 끝나면 가을 꽃 여행을 떠나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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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호랑이 버스
국지승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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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 읽어주는 아빠들도 참 많습니다. 저도 남편에게 도서관에서 진행됐던 아빠와 그림책 읽기 강연에 남편을 보낸 적이 있어요. 황금같은 주말에 남편에게 강의를 들어보겠냐, 그 시간 나는 혼자 애 둘을 보고 있을 테니 산책 겸 가서 듣고 오라 했더니 오히려 좋아합니다. 강의를 듣고는 깨달은 점이 많은지 아이들에게 배운 대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아빠와 아이와의 교감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는 관습적 표현의 의미도 익힐 수 있는 책입니다.


아이는 아빠가 자신이 좋아하는 걸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빠는 알고 있어요. 아이가 바로 호랑이를 좋아한다는 것을요! 물론 엄마만큼 많이 아는 것은 아닐 테지만 이런 시간을 자주 보내고 나면 더 많이 알게 되겠죠.


아빠와 보내는 환상적인 하루. 엄마 없이 아빠와 단둘이 있어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어요. 왜냐하면 아빠는 나를 사랑하니까요. 아빠와의 정서적 거리를 좁혀나갈 수 있는 책이고,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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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면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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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미리 《튤립호텔》로 접했던 김지안 작가님의 새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앞서 가제본을 받아 잠깐 언급했지만, 그림책과 만화의 중간 그 어디쯤가에 위치해 있는 듯한 느낌의 그림책이에요.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먼저 중간 중간 피식하게 되는 유머러스함이에요. 내용과 적당히 버무려진 웃음 포인트들이 책에 유쾌함을 더해줍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모험담, 전통 이야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훈과 감동 포인트까지. 한번 같이 살펴보도록 해요.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 같네요. 요즘과 같이 아주 무더운 여름날이에요.

얼마나 더웠으면 암탉이 삶은 달걀을 낳았다거나

냇가의 가재가 빨갛게 익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지.

9살 도령들 앞에 심상치 않아 보이는 파란 책이 떨어져 있습니다. 저런 건 함부로 줍지 말아요. 하지만 주인공들은 주워들어요.

책에는 녹지 않는 얼음이 구범폭포에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고 아이들은 모험들 떠납니다.



모르는 새끼 호랑이를 구하려다 낭떠러지로 떨어진 친구들은 그곳에서 맛있는 냉면과 녹지 않는 얼음을 발견해요. 배가 고픈 그들은 아무 생각 없이 냉면을 먹지만 알고 보니 그건 바로 호랑이의 냉면이었어요.



꼼짝없이 죽었구나 할 때 아이들이 구한 새끼 호랑이가 호랑이의 새끼라는 게 밝혀지고 이들은 냉면과 얼음을 선물 받게 됩니다. 호랑이의 도움으로 마을에 무사히 도착한 이들은 냉면을 마을 어르신들께 대접하고 동네에는 잔치가 열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도령들만의 추억이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을 대접할 줄 아는 착한 도령들이었네요. :)

역시 맛있는 건 함께 먹을 때 맛이 배가 된다는 교훈!!

아, 이게 아니죠.

좋은 것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다같이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었다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였습니다.

아이들과 지칠 수 있는 여름방학, 시원한 호랭면 한 사발 하면서 무더위를 이겨나가 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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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지 마음상자 이야기 - 우울한 마음에서 벗어나게 하는 심리학
박수희.이원재.정종식 지음 / 파지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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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라면 살면서 한 번쯤 '내가 우울증인가?' 생각 안 해 본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없다면 그만큼 다행인 일은 없지만, 우울증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으니 늘 건강한 마음 가짐을 가지려 노력해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둘째를 낳고 나서 한번 크게 왔었다. 코로나가 시작되던 그해 1월, 우리 둘째가 태어났다. 큰아이는 어린이집에 못 가고 코로나 무서워서 산후도우미도 차마 두지를 못하던 때, 하필이면 남편이 코로나 관련 부서라 매일 밤 12시에 퇴근했다. 몸도 마음도 지쳐서 내가 미쳐가고 있나 싶을 때 이래서는 모든 걸 다 망쳐버릴 수 있겠다 싶어서 정신과를 예약했었다. 하지만 주변의 만류로 예약을 취소했고, 다시 마음을 추스르면서 견뎌나갔다. 그때 그냥 정신과를 갔었어도 좋았겠다 싶지만, 어쨌든 잘 이겨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심리테스트를 하는 듯했다. 왜 그런 경우 있지 않나. 심리테스트의 모든 결과지를 보면 '어? 이거 내 얘긴데? 어? 그런데 이것도 내 얘긴데?' 결국 모든 풀이가 내 얘기 같은 그런 느낌.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기분을 느꼈다. '오, 나도 이런 생각 해본 적 있어.' '나만 그런 게 아니었네?' '이거 내 얘긴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섞여서 살아가는 모양새는 어쨌거나 다들 비슷할 테니까 비슷한 경험을 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나씩은 하게 되는 것 같다. 다만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상당히 크게 다가오고 누군가에게는 별 타격이 없는 것일 테다. 같이 타격을 받아도 누군가는 훌훌 털어내지만, 누군가는 그 타격에 크게 상처 입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그들이 훌훌 털어내는 방법을 알면 참 좋을 텐데.. 바로 그런 방법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7가지" 마음 상자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크게 7챕터로 나뉘어져있다.


각 챕터마다 체크리스트를 제시해 나의 마음상자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후에는 며러 상담 케이스로 각각의 상자를 들여다 보고, 사례들에 대해 설명한다. 마지막으로는 각각의 상자에서 탈출하는 실질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책에 제시된 대로 7가지의 마음상자를 하나씩 열어보고 나와 비교해 보고 비슷한 구석이 있다면 해결책을 찾아가 보는 방식으로 이 책에 접근한다면 더욱 의미있는 독서가 될 것이다. 아래 상자들의 케이스 제목을 보고 내 이야기다 싶은 것들이 있다면, 한번 책을 읽어보자. 책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며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비슷한 고민을 다른 누군가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는 조금 덜 외롭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어느 정도는 겪었던 일들이고, 비슷한 고민을 했었다는 것에 놀랐다. 반면에 나는 그래도 잘 극복은 해 왔구나, 참 열심히 이겨내려고 노력했구나, 상자에 갇혀 있지만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감정을 느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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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한국 신화 2 : 세상의 처음, 대별왕과 소별왕 - 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만화 한국 신화 2
박정효 지음, 권수영 외 그림, 이경덕 기획 / 다산어린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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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비롯한 설화들은 우리 문화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설화를 이해하면 우리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신화는 일반적으로 '상징성'으로 범벅되어 있다. 성경도 그렇지 않은가. 그러니까 어렸을 때부터 설화들의 상징성이 무엇인지 생각, 분석해보고 이해하는 훈련이 된다면 중, 고등학교에 가서 다양한 문학작품을 만나도 분석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관'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졌다. 마블 영화의 세계관, 지브리의 세계관, 해리포터 세계관 등등 우리는 다양한 세계관을 접한다. 나는 요즘 지구오락실이라는 예능을 즐겨보는데, 예능마저도 세계관이 존재하고, 여기에 등장하는 토롱이는 매체 밖으로 나와 팬사인회를 진행하거나 해외 행사에서 댄스를 선보이는 등 오프라인 세계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점차 세계관이 확장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 신화는 오랜시간 축적된 우리 민족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가치관 등이 집약된 것이 이 신화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단군신화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보다 다양한 신화들이 존재한다.



 

<만화한국신화 2편>에서는 대별왕과 소별왕 신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대별왕과 소별왕은 각각 저승과 이승을 다스린다.

선조들은 우리 세계에 해와 달이 두 개씩 있었다고 생각했고, 인간 이외에 동식물도 말을 하고,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한다 생각했었나 보다. 실제로 그리 믿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런 상상력이 조금은 귀엽기도 하다.

천지왕은 어느날 갑자기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해와 달을 하나씩 삼키는 꿈이다. 천지왕은 이를 태몽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이 꿈은 태몽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 태어날 대별왕 소별왕이 해와 달을 하나씩 없애는 내용으로도 이어진다.

꿈은 많은 문학 작품에서 사용되고 있다. <구운몽>, <금오신화> 등에서도 꿈은 주제를 드러내는 장치로 쓰인다. 물론 이 신화에서의 꿈은 위에 언급한 소설들의 꿈보다는 그 장치적 역할이 미미하지만, 스토리 전개의 발단이 되며, 복선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아비 없이 대별왕과 소별왕은 아버지의 존재를 궁금해 할 나이만큼 자랐다. 총맹부인은 그런 그들에게 박씨를 건네고, 땅에 박씨를 심자 금세 하늘에 닿을 만큼 자라게 된다. 잭과 콩나무 이야기가 생각난다. 가끔 설화들을 보면 '오, 이거 다른 나라 이야기에도 있는 내용인데?'하는 것들이 있다. 이럴 때 인류 보편의 정서를 깨닫게 된다.

덩굴을 타고 하늘에 올라 아버지 천지왕을 만난 둘은 이승과 저승을 각각 다스리라는 명을 받는다. 대별왕이 이승, 소별왕이 저승을 다스리라 했지만 소별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별왕과 대결해 이기는 사람이 이승을 다스자고 제안하고 대별왕은 이를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이들은 대체 무엇으로 대결을 할 것인가?

너무나 귀엽게도 수수께끼와 꽃 피우기이다. 싸움이나 힘 겨루기가 아니라 수수께끼와 꽃 피우기라니. 세상 평화로운 대결이다. 수수께끼에서 참패한 소별왕은 승복하지 않고 꼬 피우기 대결을 제안한다. 하지만 이 대별왕의 꽃은 싱싱한 데 반해 소별왕의 꽃은 시들시들한 것을 본 소별왕은 몰래 꽃을 바꿔치기 한다. 그리하여 소별왕이 이승을 다스리고, 대별왕이 저승을 다스리게 되었다.

하지만 소별왕이 통치자가 되어 본 이승의 모습은 생각보다 더 처참했다. 앞서 제시되었듯, 이승은 해와 달이 두 개 였고, 동식물이 말을 하고, 산 자와 죽은 자가 뒤섞여 있어 혼돈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소별왕은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대별왕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꽃 바꿔치기를 알고 있었지만 눈 감아준 대인배 대별왕은 소별왕을 흔쾌히 도와준다.

역시 활의 민족이다. 대별왕은 활을 쏘아 해와 달을 하나씩 부숴버린다. 우리나라가 양궁 강국인 이유가 있다. 주몽의 후예, 대별왕의 후예들.

대별왕은 산 자와 죽은 자도 무게로 구별한다. 죽은 자는 무게가 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지혜롭게 해결한 것이다. 그런데 60킬로그램을 못 넘으면 죽은 자인가...? 어린 아이들과 마른 사람들은..? 여기서 중요한 건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 무게가 있느냐 없느냐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환웅이 단군으로 하여금 대별왕과 소별왕을 만나게 한 이유가 있다. '질서의 무게'. 아마 이어질 시리즈에서 단군은 나라를 세우기 위한 깨달음들을 다양한 신화를 통해 배우게 될 것이다.

만화가 끝나고, 뒷부분에는 신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배경지식들이 서술되어 있다.

앞서 꿈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 보았는데 "꽃"도 생각해 보아야 할 키워드다. 하필 왜 대결을 꽃으로 했는가. 책에 설명되어 있듯이 우리 선조들은 힘과 전쟁보다는 조화와 평화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꽃을 제대로 피우지 못한 소별왕이 이승을 다스리게 된 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애석하게도 평화와 조화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대별왕이 아니라, 소별왕이 이승을 다스리게 되면서 세상은 조금은 평화롭지 못하고, 조화롭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가 사는 사회 그 어디에도 완벽한 평화는 없다. 우리 선조들도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대별왕이 이승을 다스렸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 달라졌을까?

설화의 상징성을 찾아내는 작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미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꿈과 꽃을 키워드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듯하다. 교과와 연계된 내용들이 책 후반부에 줄글로 담겨 있으니 아이들이 만화만 읽고 책을 덮지 않도록 옆에서 지도해 주면 학습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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