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영재와 수재 함께하는이야기 6
명창순 지음, 박재현 그림 / 마음이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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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의 등장 인물인 영재는 장애인 동생 때문에 사람들의 눈길을 많이 받아서 최대한 튀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어합니다. 그런 영재에게 행복을 주는 강아지가 생겼습니다. 강아지, 별똥이와의 산책에서는 처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즐겁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수재는 슬픕니다. 강아지 별똥이가 오면서 형과 가족의 관심을 빼앗겼습니다. 형이 챙겨 주던 걸 처음으로 혼자 하고, 가족들의 눈치를 보며 기 싸움을 하면서도, 너무너무 어려운 세상에 적응하며 자기 나름의 이유 있는 행동을 합니다. 영재의 행복인 별똥이, 수재의 고통인 별똥이. 별똥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강아지 별똥이 때문에 귀 기울여 보게 되는 비장애인 영재와 장애인 수재의 마음 이야기 입니다. 같은 공간,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장애인 수재와 비장애인 영재의 마음을 이해해요! 『오! 영재와 수재』라는 반가운 동화가 출간되었습니다. 그간 장애인의 형제자매나 친구들이 등장하는 동화들은 많이 있었지만, 장애인이 전면 등장해 자신의 목소리와 생각을 들려주는 동화는 만나기 힘들었습니다. 영재 수재 형제는 집, 공원 등 같은 장소에서 둘이 함께 같은 사건을 마주하는데도 서로의 이해도나 마음 상태는 다릅니다. 이를 영재와 수재의 시선으로 교차하며 진행되는 이 작품은 비장애인 영재의 목소리에서는 동질감이 느껴지고, 장애인 수재의 목소리에서는 ‘아!’ 하는 탄식이 나옵니다. 장애인 수재의 마음을 보고서야 그간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똥이 들은 봉지를 뜯거나, 남의 연을 가만히 가지고 있는 등) 수재의 행동들이 비로소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심리 상담사이기도 한 작가는 수많은 수재들을 만나 보니 ‘자기 생각과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아주 느리고 더디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있고 세상에 대한 오해와 사람들에 편견이 없다’며 자연스레 장애인의 가족들에게도 관심이 가졌다고 말합니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장애인의 서투름과 사회에 가지는 비장애인의 오해와 편견은 어느 게 더 사람으로서의 경중을 따질 수 있을까요? 장애인은 나와 많이 달라서 내가 장애인의 마음까지는 모른다고 치부하는 비장애인의 무심함을 콕콕 찌르는 『오! 영재와 수재』는 티키타카하는 영재와 수재의 형제애로 독자들의 오해와 편견을 한 꺼풀 벗겨 줍니다. 강아지 별똥이가 불러온 상상도 못 할 문제들이 발생하고, 각자의 존재성을 한껏 뽐내는 씩씩한 가족 동화 입니다. 사람은 사회 시스템에서 사는 존재이다 보니 사회성이 약한 장애인의 가족들이 견디는 사회의 압박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가족을 우선으로 장애인과 사회의 균형감을 유지하기 위해 장애인의 가족들은 오늘도 나름 열심히 삽니다. 하지만 모든 형제, 자매, 남매들이 그러듯이 아이들은 서로 싸운다. 영재 수배 부모처럼 그걸 보는 부모는 한숨이 나옵니다. 평소 동생을 돌보느라 힘들었던 영재, 부모님의 힘듦을 덜어 주고 싶은 착한 영재가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우겠다고 강하게 자기 의견을 냅니다. 영재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 아빠 엄마도 강아지가 수재의 정서에 좋을 거라는 낙관으로 길 잃은 강아지 별똥이를 키우게 됩니다. 그러나 별똥이, 자기는 사람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듯 ‘서열’이라는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수재를 무시합니다. 그뿐 아니라 수재를 위협하고, 거실을 독차지하고, 가족의 관심을 끌며 수재를 외롭게 만듭니다. 강아지 별똥이가 오면서 영재는 행복하지만, 수재는 슬픔에 빠졌습니다. 이를 보는 부모도 양육에 대한 다른 생각으로 서로 마찰을 겪습니다. 영재, 수재, 엄마, 아빠 그리고 별똥이. 가장 작은 사회 집단인 가족들의 목소리가 서로 다르고, 불화를 겪으며 각자의 존재성을 한껏 내뿜습니다. 문제 앞에서 싸우고 화해하고, 미안해하고, 속상해서 울고, 조용히 지켜보다 보니 어느새 사랑이 배인 화합된 가족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강아지 한 마리가 끼어들면서 장애인 가족의 일상을 새롭고도 재미있게 보여 주는 『오! 영재와 수재』는 가족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마음에 귀 기울이게 하는 배려의 동화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엄마가 임신 도중에 자신의 뱃속의 아이가 장애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이의 출산을 꺼려하고 낙태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만약, 장애 아이를 출산하게 되면 그 부부도 장애 아이를 육아하면서 부딪히고 또 평생 장애 아이를 뒷바라지하면서 고생해야 하기도 하지만, 부모의 사망 이후 남을 아이의 문제와 비장애인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그 아이들에게 지워질 평생의 부담은 부모의 이기심일 뿐이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영재 또한 여전히 부모의 관심과 손길이 필요한 아이임에도 동생에게 뭐든 양보하고 동생에 맞춰 생활하며 동생을 배려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고, 평생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버거운 무게감을 짊어진 아이의 어깨가 안쓰러웠습니다. 11살 영재는 발달장애를 가진 9살 동생 수재를 챙겨야 하는 형입니다. 평생 아이인 상태로 성장할 동생을 평생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답답함을 느끼는 영재 입니다. 이런 영재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이미 TV 프로그램과 같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꽤 많이 접했기 때문입니다. 영재도 아직 어린 아이였지만, 부모님의 관심 대상은온통 돌봄이 필요한 동생 수재에게 쏠려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영재는 강제로 의젓해져야 했고, 애어른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영재가 수재를 데리고 다닐 때, 사람들의 측은한 시선 역시 영재를 힘들게 했습니다. 가족의 관심을 독차지 하고 있는 수재에게 영재 형의 양보와 가족의 관심은 어느새 당연한 일로 자리매김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강아지 별똥이의 임시보호가 시작되었을 때, 수재는 속상하고 마음이 무겁기만 했습니다. 수재는 자신에 대한 가족들의 관심이 강아지 별똥이에게 쏠리는 것도, 별똥이가 자신만 보면 짖는 것도 싫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수재 나름대로의 양보를 했던 것인데, 가족들은 이런 수제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수재는 자신이 언제까지 양보를 해야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수재를 괴롭히던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평소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지만, 수재의 병과 엄마의 반대로 키울 수 없었던 영재에게 한줄기 빛처럼 강아지 별똥이가 찾아왔습니다. 길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강아지였고, 어찌어찌 임시보호를 하게 되었습니다. 뛸듯이 기뻤던 영재는 집에 오기가 무섭게 강아지 별똥이를 챙겼습니다. 그 바람에 수재와 놀아주는 시간이 줄고, 수재를 돌봐주는 일에 소홀하게 되었지만 영재의 관심은 온통 강아지 별똥이 뿐이었습니다. 진짜 가족의 사랑을 찾지 못한채 시간은 흘러갔고, 갈수록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이들 형제의 부모는 결단을 내려야 했고, 영재는 또 다시 수재에게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크게 반항합니다. 이런 모습을 처음 본 부모는 놀랐고, 영재의 마음을 보듬어주지 못했음을 깊이 깨닫습니다. 해당 도서를 읽는 동안 자꾸만 마음의 답답함이 가시질 않고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비장애인 영재의 입장에서 보게 되다보니 영재의 부모님께서 출산 전에 아이의 건강 상태를 알고 고려했다면 이런 선택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장애인 자녀 출산에 대한 선택의 몫은 부모님께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답이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장애아가 있는 가족들에게 가족의 희생만을 강요할게 아니라 정부의 복지 혜택 차원에서 장애 아동에게 적절한 돌봄 제공과 제대로 된 관련 시설 구축과 관리, 가족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장애 아동이 성인이 되었을 때, 적합한 더 많은 일자리 마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도서를 통해 장애 아동이 포함되어 있는 가족 구성원들의 생활 환경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고,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를 통해 더 좋은 가정환경 개선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삶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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