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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 이외수의 존버 실천법
이외수.하창수 지음 / 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존나게!
버티자!
‘존버!’
이외수+하창수의 신간 뚝의 소제목은 이외수의 ‘존버법’이다.
존버?
존버가 뭐지?
책을 펼치기 전에 한 참 검색했었다.
존버법이란게 뭘까하고 말이다.
이런,
존나게 버티자잖어.
.
<뚝>은 하창수와 이회수 간의 질문과 답의 교환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소크라테스의 산파법이나 선불교의 선문답의 과정 같은 책이다.
이외수 씨의 팬이라면 좋아할 것이다.
125개의 온갖 종류의 질문과 답으로 이외수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다.
정답이 없는 질문이요,
질문엔 정답이 없다.
수학의 그런 말끔한 정답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넌센스 같기도,
스타워즈의 요다의 대답 같기도 하다.
‘포스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애초 답을,
길을 직접 안내하기보단 스스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이끌려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이외수 씨의 팬이어야 가능할 것이다.
이외수 씨와 그의 작품으로 라포(rapport)을 쌓지 못했다면 멍하니 검은 건 글자요,
흰 건 종이요 하는 기분으로 있을 수 있다.
안탑깝게도 내가 이외수 씨에 대해 아는 것은 머리가 길고, 수염 있다는 것?
이마저도 최근 암투병 때문에 잘랐다.
또,
부인이 미스코리아 출신 이라는 것.
이 정도 밖에 모르다보니 그의 답에 있는 감성적 부분을 읽어내기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
하지만 책 속의 작은 코너 <이외수의 고전 옆차기 코너>가 재미있었다.
고전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고,
이 엉뚱한 관점이 도드라져 보인다.
예를 들어,
개미와 배짱이 책에서 왜 모든 베짱이는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으로 나올까?
정말 바이올린 연주자도 엄청나게 노력하는데 말이다.
아이들에게 잘못된 편견을 심어 줄 수 있을까?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베짱이에 대한 나의 편견이 떠올랐다.
.
각 동화에 나오는 금기에 관해서 이런 얘기를 한다.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 얘기도 마찬가지죠. 만약 따먹지 말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 쳐다보지도 않았을지 모릅니다. 여기엔 인간이 지닌 ‘금기를 어기려는 요망이 관여합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게 인간입니다. 이 걸 위정자들은 통치의 수단으로 이용합니다. 권유보다는 명령을 하는 거죠. "이런 이런 걸 하시오"라기보다는 ‘‘하지 마시오"라는 식으로 권력을 가진 쪽에서 늘 제약을 가하는 겁니다. 평등하지 못한 사회일수록, 의식이 덜 깨어 있는 사회일수록 이런 통제가 강하게 나타납니다.”
맞아!
옛 금기에 대한 교훈이 너무나 많다.
어렸을 때 의문이 든 적이 있다.
왜 이런 규칙들을 만들어 주인공들을 곤란하게 할까.
왜 도와줄 때 이상한 제약 조건들이 있을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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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책의 답들에 대해서는 아리송하지만,
질문들은 한 번 살펴 볼 만하다.
나중에 어떤 명사가 와서 ‘질문받겠습니다’ 할 때,
멋지게 손을 들고,
그럴싸하며,
대답하기 까다로운 이런 질문들을 해봄 직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