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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서광원 지음 / 김영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첫 인상
'이런 책'이 좋다.
'이런 책'이란 다른 분야에서 얻은 영감을 풀어나가는 경영서 혹은 자기계발서다.
예를 들어, 마피아의 실전 경영학 처럼.
실제 마피아 출신 저자가 깨달은 것을 일반 회사 경영에 접목한 책 말이다.
특히,
<살아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가 끌리는 이유는 그 '다른 분야'가 생물학, 진화학이기 때문이다.
현재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큰 영향을 준 책을 하나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에드워드 월슨의 <인간본성에 대하여>를 말한다.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생물학적 기원, 진화론적 관점으로 풀어 나간다.
심지어 통섭하면 떠오르는 최재천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미지의 신대륙에 첫발을 내딛기 무섭게 이 책은 마치 열병처럼 나를 쓰러뜨렸다. 인간의 본성과 역사를 어쩌면 이렇게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지금도 그 병을 앓고 있다."
나 역시 여전히 이 열병의 보균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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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에게 진화에서 살아남은 생명체를 기반하여 얻는 삶과 경영의 원리라니.
단숨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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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따라 가보자
Part 1 이 정도면 됐다, 하는 순간.
한마디로 방심하면 한 방에 훅 간다라는 메세지를 읽을 수 있다.
메추라기 사례로 보여준 내가 만든 유리 천장.
녹틸루카 신틸란스를 먹는 근시안적인 새우 사례.
그리고 치타.
치타는 빠르다 라는 생각만 해왔었다.
왜 빠르게 진화 했을까?에 대해선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치타는 표범, 사자가 공략하지 못하는 블루 오션 빠른 가젤 사냥 시장을 진출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다.
하지만 반대 급부로 가젤(시장)이 줄어들면 심한 타격을 받는다.
블루 오션, 블루 오션을 외치며 밝으면만 봤지만,
반대 급부를 생각할 기회였다.
그 블루 오션도 쪼그라들 수 있지 않은가?
그땐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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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지금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이 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흔들기'다.
거미 사례를 든다.
거미는 거미집을 친 후 줄에 매달려 이리 저리 흔든다.
흔들다 망가질 수 있지만 흔든다.
왜?
거미는 거미집에 인위적 충격을 줘 손상된 부분을 찾고 거미줄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한다.
여기까지는 그래 거미는 그렇구나 했나.
뒤이어 생각치도 않은 실제 경영 세계에 적용한다.
바로 우리가 한 번은 경험했을 법한 CEO의 직원과 소통하겠다는 명목으로 벌이는 쇼(?)와 연결지어 설명한다.
사실 나 역시 도대체 그냥 일하게 놔두지 왜 이리 귀찮게 할까 할 때가 있었다.
<사장으로 산다는 것>도 썼던 저자가 말하길,
사장 입장에서 이런 행동은 거미의 거미집 흔들기와 유사하다고 한다.
직원을 긴장시키고,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기 위한 행동이라 설명한다.
즉,
부하 직원들이 보기에 하는 쇼에는 나름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이다.
CEO가 되면 보는 관점이 이렇게 달라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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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문제해결의 원리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사냥법.
사냥감을 흉내내라.
그리하여 사냥감의 관점이 되라.
승진을 하니 어떻세요?
우리가 파는 이유와 고객이 사는 이유가 같은가?
띵.
의심을 해보지 않은 부분이였다.
과거 유머게시판에 나온 '노스페이스 본사 사장이 생각하는 한국 시장'가 떠올렸다.
질문, 노스페이스가 한국에서 급속하게 성장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사장, 한국은 80%가 산악 지형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틀리진 않았지만,
유머란에 올라온 이유는 노스페이스는 당시 등골 브레이커라는 이름으로 고등학생들 사이 국민 패딩으로 유명했다.
당시 사장은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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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며
저자는 악어를 탁월한 생존자로 얘기한다.
노련한 악어들은 자신의 영역을 순찰한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막힌 물길을 뚫는다.
이 특이한 행동은 신선한 물을 유지하여 악어 자신은 물론 먹이감을 끊임없이 유도하기 위함이다.
조직 관리나 회사 경영에 빚댈 수 있다.
고이면 썩기 마련이고,
외부의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기회가 필요하다.
이 대목에서 인문학 유행이 떠올랐다.
여기저기 인문학, 인문학 한다.
특히 비즈니스분야의 인문학 수요를 끌고 있는 듯 하다.
비즈니스 영역 밖에서 영감을 얻어 오자는 것이다.
인문학에서만 얻을 수 있을까?
회사를 하나의 객체로 보면 수년 간 진화 전쟁에서 살아온 생물에게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통섭 대상을 인문학으로 한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물학이란 분야에서도 무궁무진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왜 멸종 했고, 어떻게 살아남았는나.
하나하나 적용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생명체에서 영감을 끌고온 저자의 통섭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