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는 날들 창비시선 151
박해석 지음 / 창비 / 1996년 6월
평점 :
품절


뺑뺑이 돌다가 가게 된 휴가에서 <제 8 요일>을 보게 되었다. 그날 영화를 보기 위해 4시간을 같이 했고, 영화를 보았던 사람이 있다. 그렇게 누군가를 만나고 나서 하루를 정리하고, 그날의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서, 또 남아있는 열차 출발시간을 때우기 위해 창비의 최신 시집 <견딜 수 없는 날들>(박해석 著)을 골랐다.

사실 랭보의 전집같은 시집을 사고 싶었는데 돈이 없었다. 복귀하고서 읽게 되었는데, 꽤나 재미없는, 내가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는 평문에 가까운 시란 생각이 들었다. 80년대에 대한 진부한 생각이 있는 1부였고, 대부분은 생활의 마치 사진같은 - 가끔 느끼는 어떤 삶의 단면을 쓰기 위해서 할애하고 있었다. 사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것도 창비. 4부에 가니까 그 사람 시가 참 재미있게 느껴졌다. 시를 읽다가 점점 한 사람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즉 또다른 우주로 다다간 것이다. 4000원이란 값치고, 또한 들인 시간에 비해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 그래서 시집이 좋다.

하지만, 저자가 나이가 50에 가까워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알다시피 이미 이데올로기 시대는 끝이났다. 문화의 시대라는 90년대도 반도 지났고. 이 사람은 아직도 그 80년에 이루지 못한 꿈을 아쉬워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방식으로의 즉 그런대로 추세라고 말할 수 있는 문화적인, 이미지적인 방법식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하긴 그 사람은 아직도 이데올로기의 틈에서 살고 있으니. 저자의 모습이 몇몇 운동권 혹은 진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같아서 딱한 생각이 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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