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맨서
윌리엄 깁슨 지음, 노혜경 옮김 / 열음사 / 1996년 7월
평점 :
품절


작년 이맘때 윌리엄 깁슨의 신간 <아이도루>를 읽으면서 소설 곳곳에서 눈에 띠는 <새로움>에 짜릿함을 느끼며 그의 대표서인 이 책을 샀다.

윌리엄 깁슨은 마법사가 아닌가 한다. 한 문장으로 새로운 세상을 잉태한다. 더구나, 이제까지 겪어보지도 못했고, 존재할지 안할지도 모를 세상이 열린다. 그리고, 그 세계는 나를 열광케 한다. 비록 그 세계가 지금과는 다르고, 앞으로도 다를 것 같지만 AI의 존재라든지, 그것과의 대결에서의 모습은 그만의 독특한 상상력의 표현해준다. 더구나, 음습한 미래 세계에 대한 그의 표현이 마음에 든다.

책을 읽을 때 느끼는 '대단한 느낌'은 책을 접고 나면 서서히 사그러 진다. 왜일까? 이 책은 여러가지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양을 둘러싼 모험>을 생각나게 한다. 뉴로맨서에서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모습은 <양...>에서 여행지에서의 모습과 흡사하다. 본래 배운바가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섹스피어 이후에 소설이라는 것은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한다. 이 책은 기존에 돌던 이야기에 미래 세계에 대한 그의 상상들을 넣어서 만든, 그 기존의 이야기들에 나오는 배경과 소도구를 바꾼 그러한 이야기가 아닐까?

결국 이 책은 새로운 세계관이나 감동을 전해주기 보다는 하나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예전에 읽던 <고전>적인 것들에 비하면 이것은 감동이라기 보다는 그저 하나의 자극으로. 물론, 이런 류의 소설에서 그러한 것들을 바라는 내가 잘못이겠지만서두. 결국 감동이라는 것은 새로운 것들이 장난이 아닌 인간삶에 대한 따스한 시선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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