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정원이 있다 - 나뭇잎 한 장에 쓴 소설
이경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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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뭇잎에서 사는 인생을 꿈꿔본다. 좁디 좁은 공간인 나뭇잎에서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려면,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겠지. 서로를 고통스럽게 하는 소음도 줄여야 할 것이다. 자신의 공간을 무차별적으로 뛰어넘으려는 시도도 줄여야 한다. 혼자만 가져서는 많은 이들이 나뭇잎에서 떨어짐을 알기에 혼자됨이 두려운 이들은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을 알것이다.

우리가 나뭇잎에서 산다면 여유가 무엇인지, 정이 무엇인지 깨달을 것만 같다. 도시로부터 탈출하고픈 현재의 마음들이 나뭇잎에서는 부질 없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할까? 무엇보다 기쁠 것 같은 현상 중의 하나는 은유의 아름다움을 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일 것 같다. 모든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나뭇잎 위에서는 소음이 될 것이기에, 많은 이들이 필요한 말들을 하겠지. 그리고 직설적인 언어들은 가급적 피할 것이다. 그리고 은유와 비유의 경제성을 가지고 말을 할 것이다.

소음이 줄어드는 세상, 그것은 <나만 아는 정원이 있다>에서 볼 수 있는 그것이었다. 작가가 짧게 써놓은 많은 소설들은 어쩌면 허구일수도, 사실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 둘의 차이가 여기에서는 뭐가 그리 대수인가. 텍스트 안에 숨겨있는 풍자와 은유의 무게는 달라지지 않을텐데.

작가는 행복할 것 같다. 그만의 정원이 있고 그 정원에서 그는 맘껏 그의 필력을 뽐낼 수 있으니... 하지만 꿈을 꿔야만 하는 그리고 꿈을 꿀 수 밖에 없는 작가의 밤과 낮은 그리 부럽지만은 않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 꿈이 정원을 풍요롭게 하고 상상력의 나래를 펴게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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