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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 열어 보는 세계의 기차 - 플랩북 ㅣ 요리조리 열어 보는 시리즈
알렉스 프리스 글, 콜린 킹 그림 / 어스본코리아 / 2016년 2월
평점 :

Usborne
요리조리 열어보는 세계의 기차
콜린 킴 그림 알렉스 프리스 글 스티브 라이트 디자인 제인 치즘 편집 크리스 베이커 검수
엄마가 봐도 완전 재미나고 신기한 책.
완전 출판사 버전 서프라이즈를 보는 느낌이 드는 책이지요.
먼저 이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정말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만큼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얘기도 되겠지요.

이번엔 50개의 플랩이 있지만, 열면 또 열리는 플랩은 없어요.
그냥 열고 또 여는 플랩만 있다는 것.
혹시나 해서 필랩을 일일이 다 세어보면서까지 두 번을 훑었지만 열면 또 열리는 플랩은 없더라구요.
대신 열고 열어서 그림을 연결해 보는 플랩은 곳곳에 있고, 어마어마한 양의 기차에 관한 지식을 재미나게 담고 있어요.
이 책 한 권을 읽어주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 있죠.
플랩을 들출 때마다 탄성을 지른다거나 자기가 생각한 게 맞는지 아니면 정말? 이런 식의 이야기를 주고 받다 보니 엄청 시간이 흐르더라구요. 그래도 아이도 엄마도 지치기는 커녕 더 책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인 거 있죠.
그리고, 이런 쪽엔 문외한 엄마이지만 아들 덕에 많이 배우는 요즘이에요.


일단 시작은 기차의 종류를 간단하게 보여주는 페이지에요.
물론 열어보는 플랩지도 기차와 함께 출발합니다.
잠깐!!
기차가 먼저일까요? 자동차가 먼저일까요?
기차는 1800년대 초반이고, 자동차는 1886년이래요.


이제 시작일 뿐인데 전기로 달리는 전차에 연결된 전선을 따라 전력을 공급받는 팬터그래프를 보고선
급 흥분 하셨습니다.
즐겨보는 애니메이션 지파이터스에서 지하철 역사 내에서 악당과 싸우던 블랙캣이 전차에 연결된 지하철이 지나가면서 팬터그래프가 전기를 충전하는 모습을 보고 전선에서 에너지를 충전받는 모습이 나온 적이 있거든요.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 예비 초등인만큼 TV보는 시간 좀 줄일려고 하는데
이렇게 책을 보며 그 기억을 떠올려 얘기하는 것 보면 또 마음이 흔들거리기도 하네요.

먼저 열과 증기의 힘으로 달리는 증기 기관차에 대해 알아보는데
기관차 앞쪽에 화실이 있고, 기관차 뒤에 석탄이 실린 탄수차가 연결되어 있는 시스템인데
플랩지를 넘기면 화부가 탄수차에서 석탄을 기관차에 있는 화실로 석탄을 옮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엄청 고된 직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러고 보면 대구 3호선인 모노레일은 무인시스템인데 엄청 발달한 거지요.

증기기관차의 바퀴가 굴러가는 걸 설명해 놓은 플래지를 보며 잘 모르겠다고 하는 아이.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하다가 문득 책상 위에 있는 물레방아 테이프 커터기가 눈에 들어와서 예시로 들어주었는데
적절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일단 커터기 한 쪽을 돌려주면 연결되어 있는 테이프가 증기기관차의 연결봉 역할을 하며 바퀴가 굴러가는 거라고 얘기해 주었는데 어쩌면 아이는 피스톤에 대해 물은 게 아닐까 싶어요.
아.. 이럴 땐 정말 아빠가 필요한데 말이죠. 아빠가 가고 나서 이 책을 본 게 실수네요.
플랩을 열어보고도 뭐가 다른지 발견 못한 바보 엄마.
친절한 일곱살 아드님이 설명해 줘서 알았네요.
'전차대'란 건데요. 기차가 전차대 위에 멈추면 오두막 조종실에서 지렛대를 움직여 차량의 방향을 바꿔주는 거래요.
플랩을 열면 기차의 앞뒤가 바뀌어져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흡.. 저 완전 이 페이지에서 바보 엄마 되었답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아이랑 마주앉아 책을 읽어주고 있는 사람은 분명 엄마인데 꽉 막힌 사고가 문제인 걸까요?
증기 기관차는 화실에 불을 떼워 보일러 안에 물을 팔팔 끓어 생긴 수증기로 움직이는 건데 그럴려면
보일러 안에 물을 계속 채워야 하지요. 그래서 물탑이 나와요.
여기서 아무생각 없던 엄마, 책을 읽어주면서도
증기 기관차가 멈추지 않게 보일러에 물을 계속 채워야 해요.
라는 설명을 보고서도 이해를 못해서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또 아드님이 요렇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거 있죠.
먼저 여기 물을 많이 싣고 가서 이렇게 뺑 돌다가 물이 부족하면 여기로 와서 물을 다시 채워넣나봐.
그제서야 아~ 주유소처럼?? 하고 그제서야 이해한 엄마.ㅜㅜ
아이는 점점 커가고 쌓여가는 지식만큼이나 호기심도 많아지는데 엄마는 점점 퇴행하는 느낌인 건 저 뿐일까요?

우리가 흔히 보는 기차들 외에도 남자 아이라 그런지 화물 열차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화물 열차 이동기는 열차들의 자리를 이리저리 옮겨 주는 일을 하는데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화물 열차들이 플랩을 열면 착! 착! 일렬로 줄 지어 서 있어요.
근데 이 연결을 푸는 건 사람이 해야 하나봐요.
플랩을 열면은 사람이 기다란 지팡이 같은 막대기로 열차를 분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열어봤던 플랩 다시 열어보고
엄마는 내가 이거 알지 몰랐지? 어제 책 볼 때 이거 봤거던.
내 기억력 진짜 좋지?!
하며 자화자찬 몇 마디 보태시는데 엄마가 그냥 있으면 안되잖아요.
아구 누구 아들인데 이렇게 똑똑하냐 하면서 머리 쓰다듬어 주고 이러니 페이지 한 장 넘기는데에도 시간이 걸리지만,
책 읽어주는 엄마도 재미나고 신기한데다 아이의 똑똑한 척하는 소리가 싫지는 않은지라 더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아이의 생각과 이야기를 들어주며 공감해 주니 아이도 더 책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었어요.

모든 기관차 중에서 가장 크고 힘이 셌다는 증기 기관차!!
1941년 미국에서 만들었대요.
플랩을 열면 다른 역사를 담은 다른 기차가 나온답니다.
특이하게 동물이 기차에 깔리지 않도록 기찻길에서 쓱 밀어내는 기능을 하는 배장기란 게 달려 있어요.

한 번 운행할 때, 70량의 객차에 승객을 가득 태우고 62.5km를 달렸다는 벨기에의 기차.
여기서도 정말 길다고 얘기하고 있었는데 아래 플랩을 열면서..

헉!!!!

눈이 완전 똥그래졌죠.
지금까지 가장 힘이 센 열차라고 광업 회사 BHP가 운영한 화물 열차의 플랩.
플랩을 열면 끝이 보이지 않게 기다랗게 연결된 기차를 볼 수 있는데요.
2001년 6월 기관차 8대가 무거운 철광석을 실은 화물 열차 682개를 끌고 275km나 되는 오스트레일리아 서쪽 끝에 있는 사막을 가로 질렀대요.
연결된 열차의 대수도 어마어마하지만 운행거리도 엄청나지요.

세계 곳곳의 열차
각 나라마다 특별한 이력이 있는 기차를 소개하는데요.

세계 최초로 유럽 대륙을 가로지른 '오리엔트 특급 열차'을 플랩을 열어보고
뒤 책장에 있는 세계 지도에서 프랑스 파리의 위치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위츠를 살펴보기도 했는데,
지도로 보면 얼마 안되는 거리처럼 보이지만, 단순히 프랑스에서 오스트리아로 간게 아니라 여러 나라를 거쳐 간 거라고 얘기했더니 나도 알아!! 하는 모습을 보니 이제 지도는 그냥 단면도란 걸 이해하는 눈치였어요.

기차와 관련된 이야기에 이렇게 빵! 빵! 터지는 이야기가 있을 줄 몰랐어요.
이런 표정으로 한참을 웃었어요.

1804년 리처드 트레비식이 만들었다는 기관차는 겨우 시속 19km로 움직였대요.
보통 기차라면 달렸다는 표현을 쓰는데 움직였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느려터져서일까요?
이 기차의 이름이 catch me who can 직역하면 나를 잡아 봐~
그림도 달리기 하는 사람이 더 빨리 달리는 모습이예요.
아이가 좀 더 어릴 때 보던 플랩북은 그냥 플랩을 들춰보는 재미난 책에 불과했는데
플랩도 어스본이 만나면 달라지네요.
플랩을 열고 그림을 연결해 보며 플랩을 열기 전과 어떻게 그림이 달라지는지를 살펴보며
그 원리도 파악하고 자연스럽게 관찰력을 끌어올리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이 책 말고도 기차와 관련된 책은 집에도 몇 권이 있는데 이처럼 아이가 까르르 웃으며 즐겁게 보는 책은 없어요.
아코디언북처럼 길게 늘어지는 기차 책이 집에 있다는 걸 아이가 책을 읽으며 얘기하기도 했지만,
그냥 기차처럼 긴~ 책 이런 느낌 뿐이었는데
책을 길게 늘여뜨리지 않아도 얼마나 긴 기차가 있는지, 얼마나 힘이 쎈 기차가 있는지는 물론,
기차를 움직이게 하게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기차 작동의 원리 등도 알 수 있는 방대한 지식을 담고 있으면서도
책을 펼쳐서 덮는 순간까지 지루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은 기차 책!!
어릴 적 기차 장난감으로 놀아본 아이들이 참 많은데 이제 그 기차의 원리를 알려줄 책이 나왔어요.
아, 2003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는 일본에서 시범 운행된 '자기 부상 열차'는
일본, 중국, 우리나라 세 곳에서만 운행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엔 대전 국립 중앙 과학관에 있다고 해서 아이랑 대전 탐방 약속도 했어요.

책을 읽고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아이.
뭘 그렸냐면요. 증기기관차 중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는 말라드 4486을 그린 거 있죠.

글은 나를 잡아 봐 기차 이름이 제일 웃겼다고 적었길래,
이 책 않 본 사람이 보면 그린 기차가 나를 잡아 봐 기차인 줄 알겠다고 하면서
기차 이름도 적게 하고 나를 잡아 봐 기차와는 어떻게 다른지 시속도 적어보게 했어요.

책 제목만 간단하게 적자고 했는데 굳이 Usborne 출판사명까지 더해 적는 모습을 보니
꽤 이 시리즈의 책들이 맘에 드나 봅니다.
시리즈로 몇 권이나 더 출시될지 모르겠지만, 나머지 책들도 채워줘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