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재규어
카티아 친 그림, 앨런 라비노비츠 글, 김서정 옮김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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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재규어

 

앨런 라비노비츠 카티아 친 그림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해서, 위기에 처한 다른 존재를 위해

그 목소리를 사용한 모든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이야기를 읽기에 앞서 명언처럼 기재되어 있는 저자의 말이 눈에 들어왔어요.

 

저자 앨런 라비노비츠 박사는 전 세계의 고양잇과 동물 36종을 보호하는 민간단체의 회장이자

미국 말더듬이 협회의 창시자이자 대변인이라고 합니다.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기도 한 이야기.

현재는 동물학자이자 자연보호가로 일생을 바치고 있는 라비노비츠  박사는 대학생이 되어서 까지 말더듬이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앨런은 말을 입 밖으로 내려고 하면, 머리랑 몸이 와들와들 떨리며 심하게 더듬었다고 해요.

 

 

 

 

 

학교 선생님들이 앨런을 특수반으로 집어넣자 앨런의 부모님은 우리 애는 장애가 아니라고 항의해 보았지만,

앨런이 말을 하려 들 때마다 교실이 소란스러워진다며 앨런을 어디 고장 난 아이로 치부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앨런이 항상 말을 더듬는 건 아니예요.

노래를 한다거나, 동물 친구들과 함께할 때에는 전혀 더듬지 않고 말을 했어요.

앨런은 동물 친구들에게 다른 사람들처럼 말하고 싶다고 털어놓았지요.

 

이 부분에선 조금 말을 더듬었던 경험이 있는 아이가 자기도 노래할 때는 안 더듬었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책에선 이 동물 친구들이 인형이란 얘기는 없지만, 옷장 안에서 꺼냈다고 하니

햄스터, 모래쥐, 바다거북, 카멜레온, 가터 뱀은 모두 인형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내 동물 친구들은 그 말을 다 알아듣습니다. 나는 알아요.

동물들은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뿐입니다. 내가 그러는 것처럼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 애들을 무시하거나, 오해하거나, 상처를 입힙니다.

나를 무시하거나, 오해하거나, 상처를 입히는 것처럼요.

 

어린 앨런의 생각.

여섯 살, 아이도 이 부분에선 앨런의 생각이 맞다고 합니다.

동물들을 괴롭히는 것도 나쁜 행동이라면서..

 

내가 나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면, 너희들의 목소리가 되어 줄 거야.

너희를 위험에서 지켜 줄 거야.

 

앨런의 굳은 다짐.

지켜질 수 있을까요?





 

앨런의 부모님은 앨런을 고치기 위해 여러 의사에게 데려가고, 약도 먹여보고, 상담도 받아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대요.

그래서 어린 앨런이 배우게 된 건 말 안 하는 법, 말해야 할 상황을 피하는 법, 사람들하고 어울리지 않는 법 등

말더듬이가 알아야 할 요령들을 익히며 학교 생활을 했다는 부분이 참 서글펐어요.

어린 앨런도 상처가 컸겠지만, 그의 부모님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아렸을까요?

 

 

 

 

 

대학생이 되어서야 좋은 선생님을 만난 앨런.

드디어 더듬지 않고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앨런 안에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느낌이었나 봅니다.

 

 

 

홀로 정글로 가 세계 최초의 재규어 연구자가 된 앨런.

정글은 앨런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고 하니, 드디어 앨런이 자신감을 가지게 된 듯 해요.

여섯살 아이가 이 장면에서 정글이면 야생동물도 많아서 무서울텐데 하며 슬쩍 걱정을 내비치길래,

이 사람이 아주 유명한 고양잇과 동물학자가 되어서 야생 동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얘기해 주었어요.

 

 

 

 



중앙 아메리카의 가장 가난한 나라 벨리즈의 수도에서 재규어 보호구역을 만들기 위해

벨리즈의 국무총리와 대면하고 있는 앨런의 모습입니다.

앨런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15분.

앨런을 딱 15분 동안 더듬지 않고 요령있게 잘 얘기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는 둘 다 완전한 존재입니다.

 

더 어떤 말이 필요할까요?
저자 앨런 라비노비츠 박사는 자기가 말 더듬는 재능을 부여받았다고 표현하며 만약 자신이 말을 더듬지 않았다면

고양잇과 동물을 돕는 길로 가지 못했을 거라고 이야기한다고 해요.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해서, 위기에 처한 다른 존재를 위해

그 목소리를 사용한 모든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여러 일이 있겠지만..

사실 우리 아이도 작년 중순까지는 살짝 말을 더듬었어요.

말을 하기 시작한 건 늦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아이가 말을 할 때마다 어버버버 하며 더듬기 시작하는데,

크게 심한 건 아니었지만, 아이가 말을 더듬어서 혹여나 밖에서 놀림이나 받고 오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고

엄마로써 가슴이 철렁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집에서도 아이가 말을 더듬을 때마다 천천히 말해도 다 들어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지만,

뭣보다 지금 다니고 있는 원의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에 잘 이겨냈답니다.

지금은 언어유희를 즐길 정도로 말을 잘 해서 엄마 아빠가 당황하는 일이 잦은 요즘인데,

일찌감치 자기의 목소리를 찾은 아이가 앨런 라비노비츠 박사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약자를 무시하거나 상처 입히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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