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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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218쇄 발행이란 어마어마한 책을 드디어 나도 읽었다.

엄마 집에 가면 여동생 책장에 있던 책을 무심히 넘기고던 내가, 어느날 남편이 이 책 꼭 읽어보라고 건낼 때도 시큰둥했었는데, 책을 읽으며 난 우리 엄마에게 어떤 딸이고 또 내 아들에겐 어떤 엄마로 남게 될까를​ 생각하게 되더라는..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라는 단 한 줄의 문장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시작은 그냥 활자 중독도 아닌 것이 유독 요즘 내 책 읽기에 열심히인지라 무조건 열심히 읽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온신경을 집중해서 읽었고, 이야기 속 가족들이 또.. 꼭 엄마를 찾기를 바랬다. 엄마를 잃어버리고 나서야 가족들은 그간 자신들이 엄마에게 얼마나 소홀했었는지, 왜 좀 더 신경쓰지 못했을까 하며 각자 스스로의 방법으로 자책해 보지만 엄마는 쉬이 찾아지지가 않는채로 시간만 흐른다.

 

아들 둘, 딸 둘 네명의 자식들이 제각각 엄마를 추억하며 후회를 하고, 내내 밖으로만 돌았던 남편도 이내 아내의 빈 자리에 그간 무심하고 소홀했던 자신을 뒤늦게 뉘우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가 없는 법.

 

이 책보다 마왕의 유고집을 먼저 읽고 있었는데 묘하게 이 책의 에필로그 부분을 읽고 있던 시점에 잠 들기 전에 읽던 마왕의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추모의 글 차례가 되더니 낮엔 끝끝내 엄마를 찾지 못한 모습과 아직까지도 어딘가에 살아 숨쉬고 있을 것만 같은 그의 부재가 같이 느껴져 묘한 상실감이 배로 찾아드는듯 하다.

끝끝내 엄마를 찾지 못하고, 엄마는 홀연히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작가는 잃어버린다는 말과 잊어버린다는 말이 같은 의미라고 하는데.. 요즘 같이 초고속으로 앞만 향해 달려가는 세상에선 정말 잊어버린다는 말이 잃어버린다는 말과 같은 급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잊는다는 건 곧 잃어버린다는 것.

이젠 누군가의 우스개 소리처럼 들리만은 않는 말.. 있을 때 잘 해라는 말.. 정말 틀린 말이 아닌 듯 하다.

엄마 살아계실 때 더 잘 해야지.

그리고, ​혹여 나  떠나고 남을 내 자식에게도 더 사랑으로 보듬어줘야지.

이 아이가 나를 어떤 엄마로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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