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벌거숭이 화가
문승연 지음, 이수지 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벌거숭이 화가
문승연 글 · 이수지 그림
여섯 살 아이가 이번 주에 원에서 대출해 온 책입니다.
물감놀이를 좋아하는 아이여서인지 엄마랑 물감놀이를 하고 싶다는 의사표시로 이 책을 골라온 것도 같아요
아이들의 상상력이 마구 펼쳐지는 이야기도 재미나지만, 이야기에 걸맞는 그림이 너무너무 멋지더라는..

엄마가 목욕하자고 부르는데 진이와 훈이는 관심이 없어요.
진이는 누워 망원경을 보고 있고 훈이는 서랍장을 뒤지고 있어요.
엄마 사람이라 어쩔 수 없이 저러다 엄마에게 혼나지 않을까 하며 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여섯 살 아이는 "훈이는 이거 찾고 있어!" 하며 서랍장에서 기어나와 있는 목도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네요.

"누나, 이것 좀 봐."
"그거, 어린이날에 썼던 거잖아."
훈이가 찾아낸 건 얼굴에 그림을 그릴 때 쓰는 물감이래요.
진이와 훈이는 물감을 들고 거울 앞으로 달려가서 거울을 보며 자기 얼굴에 그림을 그림을 그려요.
진이는 고양이 수염을 그리고, 훈이는 인디언 추장 같음 모습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누나, 우리 옷 벗고 그릴까?"
"옷 벗고?"
"좋았어!"
훌렁, 주르륵 벌거숭이가 되어 서로의 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붓질에 간지럽다며 몸을 뒤틀다가 붓을 휘두르게 되는데 이 장면이 넘 이쁜 거 있죠.

이제 더 본격적으로 진이와 훈이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물감놀이를 시작됩니다.
진이와 훈이 주위로 멋진 바다와 풀숲이 있는 섬도 그려지고,
검은 밤하늘에 달도 뜨고 반짝반짝 별도 떠 있는 하늘 아래로 풀숲엔 뱀도 보인답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멋지게 노는 건 좋은데.. 엄마에게 혼나지는 않을까요?
이걸 어떻게 지우지? 하는 엄마 사람인 전 걱정 투성이네요.
그래도 엄마의 생각이 아이에게 전이되지 않게 가만가만 책만 읽어주었어요.

풀숲에서 놀고 있는 진이와 훈이의 모습인데요.
정말 물감 하나로 재미나게 노는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아이도 저도 한참동안이나 이 그림을 보았답니다.

원이 매주 도서대출 프로그램의 하나인 도서기록장 적기!
여섯 살 아이는 "둘은 벌거숭이가 되었어요." 란 말이 기억에 난답니다.
아마도 좀 더 어릴 적에 엄마랑 욕실에서 자주 이러고 놀았던 기억이 나나봐요.

그리고 지난 주말에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크레용.
유리나 바닥 어디에나 그리고 물티슈로 쓰윽~ 지움이 가능하다는 크레용으로
아이의 얼굴에 책 속의 진이처럼 고양이 수염을 그려주며 물감놀이를 못해서 서운해할 아이의 마음을 달래 주었어요.
엄마가 얼굴에 고양이 수염을 그려주자 갑자기 잠이 화~ㄱ 깨는지 눈이 커졌어요.

그리고 책상 위에 그림을 그려 보았답니다.

엄마가 햇님을 그려주자, 구름도 있어야지 하면서 구름을 그려주는 장면이랍니다.
책상에 이렇게 쓰윽 그림을 그려두니 넘 이쁜 거 있죠.
엄마 우리 이거 지우지 말고 놔 두자!
여섯 살 아이 말대도 그대로 놔 두고 싶었지만, ^^